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가 지난 24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신규 가입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10일 오리온 구단을 인수하겠다는 양수·양도 계약을 발표한 지 45일 만이다.
데이원스포츠가 KBL 새 식구로 인정받기까지 왜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당초 데이원스포츠의 신규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는 22일에 먼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승인이 나지 않았다. 구단 운영 자금에 대한 계획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데이원스포츠의 운영 주체인 데이원자산운용은 농구단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데이원을 만들었는데, 데이원의 자본금은 100만원에 불과하다. 농구단 연간 운영비용은 적어도 30억~40억원이 필요하다.
데이원은 KBL 이사회에 운영 자금의 상당 부분을 네이밍 스폰서 유치를 통해 확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KBL에 처음 제출한 자료는 그 내용이 모호했다. 네이밍 스폰서를 유치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후보가 어디인지 묻는 말에는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네이밍 스폰서로 구단을 운영하는 모델은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비슷한데, 과연 이 방식이 프로농구에서도 성공적으로 통할지 의심하는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다.
데이원스포츠의 구단 운영 행보 역시 그동안 다른 프로농구팀의 그것과 달랐다. 지난달 10일 인수 발표 후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을 스포츠 부문 총괄 대표로 영입했고, 며칠 후 김승기 전 안양 KGC 감독 영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선수 구성은 뒷말을 낳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팀의 핵심인 이승현을 잡지 못했다. 신생팀은 공격적으로 투자해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게 관례다. 데이원스포츠는 이승현이 이적한 KCC로부터 보상 선수 대신 현금 12억원을 받았다.
또 FA 자격 획득 1년을 앞둔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을 현금 트레이드(6억원)로 가스공사에 보냈다. 이러한 행보는 다른 구단과 팬들로부터 ‘선수를 팔아 운영 자금을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데이원스포츠가 영입한 FA 자원은 4년 총액 7억5000만원에 계약한 슈터 전성현이었다.
데이원스포츠는 24일 이사회에서 더 구체적인 후원 계약 자료를 제시해 신규 가입 승인을 받아냈다. 또한 데이원자산운용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농구단 지원을 보증한 문건을 제출했다. 의심의 시선으로 출발한 데이원스포츠가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줄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편 데이원스포츠는허재 스포츠 부문 총괄대표이사를 구단주로 선임했다. 전 프로농구 TG삼보 선수 출신인 정경호 단장이 초대 단장을 맡는다. KBL 특별회비는 15억원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