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재원(23)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7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2-0으로 앞선 6회 말 2점 홈런을 쳤다. 2사 1루에서 NC 선발 투수 구창모의 145.7㎞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중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잠실구장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넘겼는데 비거리가 135.7m였다. 발사각(25.6도)과 타구 속도(169.8㎞) 모두 이상적이었다.
이날 4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린 박해민은 "맞바람만 아니었으면 잠실구장 전광판 맞혔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수도권은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바람이 심했는데, 이재원의 타구가 세찬 맞바람을 뚫고 담장을 넘긴 것이다. 박해민이 중견수로 뛰는 만큼 누구보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재원의 별명은 잠실 빅보이다. 체격 조건이 좋고 워낙 힘이 뛰어나서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오르며 2군 무대를 평정했다. 올 시즌 홈런 8개 중에 잠실구장에서만 6개를 뽑을 정도로 홈런 비거리가 굉장하다. 박해민은 "(비거리가) 대단하다. (이)재원이의 저런 파워가 부럽다"고 했다.
사령탑은 이재원의 홈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공격에서 6회 이재원의 2점 홈런이 추가 득점뿐만 아니라 필승조를 아끼도록 하는 의미 있는 홈런"이라고 덧붙였다.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 LG는 투구 수 84개를 기록한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를 일찍 내리고 7회부터 김대유-최성훈-김진성이 1이닝씩 이어 던지도록 했다.
이재원에게도 의미 있는 홈런이다. 그는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전을 끝으로 타격 부진 속에 2군에 내려갔다. 지난 23일 1군에 올라온 뒤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10타수 1안타로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비거리 135.7m의 시원한 홈런으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기분 전환까지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