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서 5월까지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3일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의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은 242억6500만달러(약 31조496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인 120억2800만달러(약 15조6123억원)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누적 수출물량은 1억9771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다. 수출물량은 16%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액은 100%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5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61억4700만달러(약 7조9788억원)로 집계돼 월별 수출액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5월 기준 석유제품 수출액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수출액 증가의 주된 배경은 고유가로 인한 수출단가 상승이 꼽힌다. 올해 1∼5월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122.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 상승했다. 5월의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142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통상 정유업계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은 54% 안팎"이라면서 "지금은 내수보다 수출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높인 점도 수출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 국내 정유업체의 1∼5월 기준 정제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72.8%에서 올해 79.2%로 상승했다.
올해 5월까지 국내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호주다. 국내 정유사들의 호주 수출물량은 2957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이어 싱가포르에 2318만6000배럴, 중국에 2133만8000배럴을 수출했다.
호주는 최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엑손모빌이 정제설비를 폐쇄해 석유제품 수급난을 겪고 있는데 국내 정유사가 이 기회를 활용해 발 빠르게 수출 물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