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2,3루 채은성이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LG 트윈스 채은성(32)이 떠나는 선배의 마지막을 웃음으로 배웅했다.
LG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박용택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2020시즌 종료 후 LG 유니폼을 벗은 박용택의 은퇴식은 코로나19 탓에 뒤로 밀리다 이날 열렸다. 선수들은 김용수, 이병규에 이어 구단 세 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박용택의 등번호(33)와 함께 그가 선수 시절 얻었던 별명을 등 뒤에 달고 뛰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 임찬규는 "야구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박용택은 "(해설위원으로 일하느라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LG를 응원할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 엔트리를 통해 이날 3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LG는 1-0으로 앞선 7회 초 1-1 동점을 허용했다. 7회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채은성이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오지환의 적시타까지 추가한 LG는 4-1로 이겼다. 채은성은 "경기 전 (박)용택이 형이 장난으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협박했다. 의미 있는 날인데 승리로 보답하는 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박용택의 별명 중 '울보택'이 적힌 유니폼을 골라 입은 채은성은 선배를 미소 짓게 했다. 연합뉴스 채은성은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LG 외국인 타자의 부진 탓에 붙박이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올 시즌 6월 중순까지 큰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버텨내고 있다. 그러나 특별히 돋보이는 성적도 아니다. 6월 15일까지 52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0.764(장타율 0.411+출루율 0.353)에 그쳤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방망이가 제대로 불붙었다. 채은성은 6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이 기간 타율 0.400(3위)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는 1.020이다. 4번 타자에게 기대하는 장타력과 타점 능력을 회복했다.
해결사 본능까지 선보이고 있다. 3위 LG는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중 3승을 채은성이 책임졌다. 6월 25일 KT 위즈전 3회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고, 28일 NC 다이노스전 1회 1타점 희생플라이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어 3일 롯데전서는 짜릿한 결승타로 선배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채은성이 개막 후 6월 24일까지 LG가 70경기를 치르는 동안 때린 결승타는 3개였다. 그는 최근 6경기에서 결승타 3개를 추가했다.
외야수였던 채은성은 올 시즌 1루수로 변신했다. 시즌 초반에 비하면 수비가 안정되고 있다. 타석에서도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은성은 "보통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최근까지 내리막만 있었던 것 같다"며 "많은 고민과 변화를 줬다. 4번 타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결을 잘하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