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B컷] “타이핑 하느라 고생하셨어요~”… ‘제철 위너’ 현장을 제대로 뒤집으셨다
등록2022.07.05 13:56
명불허전 유쾌 그룹이다. 위너가 솔직함을 무기로 간담회장을 접수했다.
문제의(?) 행사는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위너의 신보 ‘홀리데이’ 발매 기자 간담회.
뭔가 남다른 분위기가 감지된 건 행사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당초 위너는 간단한 인사와 뮤직비디오 소개를 마치고 취재진이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동안 무대 아래로 내려갈 예정이었다. 강승윤이 “우리가 찍었지만 웃음이 나올 정도로 유쾌함이 담긴 뮤직비디오”라는 무난한 설명을 마쳤다. 갑자기 이승훈이 “뮤직비디오에 수위가 높은 장면이 있다”는 말을 던졌다. 순간 멤버 셋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승훈을 바라봤고, 그는 “나랑 민호랑 러브신을 찍었다. 굉장히 수위가 높다”고 귀띔했다. 송민호는 무언가 반응을 하려는 듯 마이크를 올렸다 내렸다 했지만, 고작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괜찮습니다”는 것. 현장에는 웃음이 터졌다.
이승훈이 귀띔한 장면은 두 사람이 근육맨 옷을 입고 어린이 프로그램 같은 쇼를 진행하는 장면. 둘이 하트를 하는 등 애정이 담긴 귀여운 장면들이 삽입돼 있다.
후에 이 장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강승윤은 송민호와 이승훈에게 “19금 장면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고 말했고, 이승훈은 “나는 19금 장면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옆에서 송민호는 “기자님들 앞에서 정신 똑바로 차려라. 지금 카페에서 얘기하는 거 아니다”며 호통을 쳐 웃음을 유발했다. 1위 공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히 이 의상이 화두에 올랐다. 강승윤은 뮤직비디오에서 입었던 근육맨 옷을 입고 야외 무대를 꾸미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송민호는 매우 크게 당황한 낯빛으로 “그 옷은 패딩 수준이다. 만년설도 견딜 것”이라고 반응했다.
강승윤은 “그러면 에어컨이 가동되는 장소에서 무대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송민호는 계속 겁이 나는 듯 쉽사리 동의를 하지 못 하다 강승윤이 “나도 뮤직비디오에서 입고 나왔던 갑옷을 입겠다”고 하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극적 화해를 이뤄냈다.
뮤직비디오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멤버들은 실제 뮤직비디오 촬영 때 여러 아이디어를 냈는데, 미처 본편에 담기지 못 하고 여러 장면이 삭제됐다고 했다. 송민호는 “근육맨 옷을 입고 쇼를 진행하다 현타(현실자각 타임)가 와서 옷을 집어 던지는 그런 장면을 연기했는데 삭제가 됐다”면서 “많이 좀 아쉬웠다. 쿠키영상으로라도 담겼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승훈의 경우 “내가 1초 정도 복근을 노출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이 ‘너무 멋있다’고 하면서 너무 길게 넣었더라. 내가 되려 ‘그만하면 충분하니 잘라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고 털어놔 멤버들까지 웃음 짓게 했다. 이승훈은 1위 공약으로 자신의 1초 복근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원하시면 지금도 공개 가능하다”고 했다가, 모두가 “괜찮다”며 말리자 “그러면 1위를 위해 아껴두겠다”고 수습했다. 이번 앨범 활동 목표에 대한 질문에도 위너는 남달랐다. 대개 이런 질문에는 “수치적인 성과보다는 즐겁고 건강하게 활동하는 데 목표를 두겠다”는 답변이 일반적. 하지만 이승훈은 “그룹 이름이 위너다. 당연히 1등 욕심 있다. 위너, 앨범 성적도 위너!”라고 외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강승윤은 “사실 오랜만의 완전체 활동이기 때문에 결과나 성과보다는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려 했다”면서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으나, 송민호는 “으이그”라는 반응으로 강승윤이 미처 말을 잇지 못 하게 했다.
이승훈은 “우리 뭐 취미로 음악하는 거 아니다. 수십억, 수백억 들여서 만드는 앨범”이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멤버들을 향해 “우리끼리 즐겁자고 하는 거야? 아니잖아”라고 외쳤다. 송민호는 한 술 더 떠 “많이 팔고 높이 가고 싶다”며 “돈을 벌어야 재밌지 않냐”고 반응, 이승훈조차 “그건 너무 갔다”며 자제시켰다. 송민호는 즉시 “흥분해서 말이 헛나왔다”고 사과하며 끝까지 웃음을 만들어냈다.
강승윤은 멤버들의 솔직한 발언에 “시원하다”면서도 “(방금 송민호의 발언은) 위너 전체의 의견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수습했다.
송민호는 “우리의 답변이 시원하게 잘 전달됐을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정말 오랜만에 뭉쳐서 즐겁게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며 “연차가 쌓여서 그런지 점점 사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감사와 즐거움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감사하게 활동하겠다”고 인사했다.
맏형 김진우는 “오늘 타이핑 하시느라 고생하셨다”는 마지막 인사로 이날 간담회가 얼마나 유쾌하게 소란스러웠는지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