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8일 열린 SSG 랜더스전을 패하면서 시즌 7연패 늪에 빠졌다. 7월에 치른 6경기 전패로 순위가 8위(35승 46패)까지 떨어졌다. 9위 NC 다이노스(31승 2무 45패)와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하다. 최근 15경기 성적이 3승 12패, 승률 0.200이다.
하락세의 원인은 다양하다. 선발 투수가 흔들리고 타선의 집중력도 떨어진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다. 삼성의 7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려 12.17(23과 3분의 2이닝 32자책점)이다. 이 기간 불펜 WHIP(이닝당 출루허용)가 2.03, 피안타율은 0.317이다. 피출루율(0.421)과 피장타율(0.634)을 합한 피OPS가 1.055. 대부분의 불펜 수치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8일 SSG전에선 불펜의 부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날 삼성은 왼손 선발 허윤동(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4실점)이 SSG 에이스 김광현(7이닝 14피안타 4실점)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6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2-2로 맞선 1사 1·2루에서 배턴을 왼손 이승현에게 넘겼다. 그런데 불펜이 가동된 직후 승기가 급격하게 SSG 쪽으로 넘어갔다.
이승현은 첫 타자 추신수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만루 상황을 자초했고 후속 최지훈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삼성 불펜은 또 움직였다. 2-4로 뒤진 1사 2·3루 왼손 전의산 타석에서 투구 수가 3개에 불과했던 이승현 대신 사이드암스로 우규민을 내보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우규민은 왼손 타자 피안타율(0.313, OPS 0.746)이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0.258, OPS 0.597)보다 훨씬 높았지만, 허삼영 삼성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결국 우규민은 전의산에게 볼넷을 허용, 만루에 몰렸고 한유섬 타석에서 1루수 오재일의 홈 송구 실책으로 실점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선 왼손 박성한에게 추가 2타점 2루타까지 맞았다. 결과적으로 6회에만 6실점을 하는 '빅이닝'이 만들어졌다. 삼성은 4-7로 뒤진 8회 초 등판한 김윤수까지 1이닝 2피안타 2실점 했다. 5-9로 뒤진 9회 말 3득점 하며 추격에 안간힘을 썼지만, 불펜의 실점을 모두 만회하지 못하고 8-9로 패했다.
왕조 시절 삼성은 여름에 강해 '여름성'이라고 불렸다. 무더위기 시작되는 여름마다 독보적인 승률로 경쟁팀을 압도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불펜은 왕조 시절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다르다.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잦은 부상이 겹치면서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