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논란 한 번이 없다. 말 많고 탈 많기로 유명한 연예계에서 가수 임영웅이 보여주는 행보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정직하다.
11일 OTT 서비스 티빙은 다음 달 진행되는 임영웅의 콘서트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의 서울 마지막 콘서트.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같았던 티켓 전쟁에서 패배, 아쉽게 콘서트에 갈 수 없었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임영웅의 전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2020년 방송된 TV조선 서바이벌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다. 임영웅은 이 프로그램에서 1위인 진(眞)에 오르며 대중적 관심을 얻었다. 가요계의 주변부에 있던 트로트 시장 역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연이은 성공으로 크게 확장됐다. 임영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건 ‘미스터트롯’ 이후의 행보다. 그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우승에서 그치지 않고 이때 보여줬던 음악에 대한 진심, 팬들에 대한 사랑의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미스터트롯’ 이후 바로 발매한 노래 ‘이제 나만 믿어요’가 시작이었다. ‘미스터트롯’ 방송 내내 사랑을 보낸 팬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담은 이 노래로 임영웅은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줬다. 이듬해 발매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역시 팬 송의 성격을 띤 곡. 자신을 비춰주는 팬들을 ‘별빛’이라 표현하며 자만이 아닌 겸손한 행보로 팬들을 감동케 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갖는 대면 콘서트에 미처 오지 못 한 팬들을 위한 온라인 생중계 결정도 이 같은 맥락에서라고 짐작할 수 있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기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사진을 올리며 “나도 만날 실패. 이 정도면 도전 자체가 효도”라는 글로 팬들을 위로한 바 있다.
물론 본업인 음악 역시 소홀하지 않는다. 트로트 서바이벌로 이름을 크게 알렸지만 임영웅은 트로트라는 한 가지 장르에만 매몰돼 있지 않다. 지난 5월 발표한 첫 정규앨범 ‘아임 히어로’의 트랙리스트가 그것을 증명한다. 타이틀 곡인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가수 이적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고 정재일이 스트링 편곡을 맡은 노래. 뮤직비디오는 프랑스 파리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에서 벗어난 신선한 시도였다.
이 외에도 ‘우리들의 블루스’, ‘보금자리’, ‘아비앙또’(A bientot) 등 12곡의 다채로운 트랙을 앨범에 담아 임영웅이 보컬리스트로서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입증했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함께했던 설운도를 비롯해 이적, 자전거 탄 풍경의 송봉주, 박상철, 딕펑스의 김현우, 윤명선 등 크레딧에 오른 쟁쟁한 음악가들의 면면은 임영웅이 음악 폭을 넓히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느끼게 해준다. 팬에 대한 사랑과 음악에 대한 진심. 임영웅은 이처럼 기본에 충실한 행보를 통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빛을 잃지 않고 빛나고 있다. 그 흔한 논란 하나 없이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는 임영웅의 다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