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32)은 최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서 출전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그가 그라운드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오지환은 11일 기준 수비 이닝 6위(675와 3분의 2이닝)에 올라 있다. 내야수로는 세 번째로 많고, 유격수 가운데 1위다. KBO리그에선 보기 드문 홈런 치는 유격수로, 중심 타자까지 맡고 있어 체력 소모가 크다.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류지현 LG 감독은 오지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를 고려해 오지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지환이 이호준 타격 코치를 찾아가 "선발 출전하겠다"고 했다.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체력도 고려해야 하지만, 오지환의 강한 의지와 주장의 책임감을 존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7일 삼성전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에 호수비까지 더해 팀의 11-9 승리를 이끌었다. LG가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 한 건 1997년 7월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오지환이 주장으로 책임감과 품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사진=LG 제공 오지환은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셨는데, 어차피 올스타전 휴식기에 쉰다. 그때까지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 꼭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81경기에서 타율 0.252 13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공동 5위에 장타율도 0.441로 높다. 득점권 타율 0.310(17위), 결승타는 9개로 4위다.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다.
선수들이 인정하는 최고 유격수이기도 하다. 오지환은 지난 4일 발표한 올스타전 베스트12 나눔 올스타(LG,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유격수 부문에서 총점 41.80점으로 KIA 박찬호(36.34)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팬 투표에선 박찬호에게 뒤졌지만, 선수단 327표 중 70%가 넘는 230표를 받았다. 오지환은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올해 주장을 맡은 그는 "항상 시즌 중반 힘들다. 하루 이틀 휴식한다고 체력이 많이 회복되진 않는다. 벤치에서 대기하더라도 늘 교체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어 항상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로서 언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