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SSG 공격 2사 2·3루 상황에서 SSG 최정이 우중간 뒤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와 동료 추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계속 따라오고 우리는 도망가는 입장이다가 만나니 포스트시즌 느낌이 살짝 들었다."
'가을 고수' 최정(35·SSG 랜더스)도 1위 수성이 걸린 3연전은 가볍지 않았던 모양이다.
SSG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7-3으로 승리했다. 선발 노경은이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시즌 5승을 챙겼고, 중심 타자 최정이 2-2 동점 상황이던 6회 말 우중간 3점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갔다.
결승타를 친 최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을 친 이명종은 처음 상대해본 투수였다. 타이밍이 안 맞더라. 공이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며 "2스트라이크에 몰리고 난 후 어떻게든 해서 인플레이 타구를 내면 행운의 안타라도 기대할 수 있으니 맞춰보려 했다. 치러 나간다는 느낌으로 스윙했는데 잘 맞아서 홈런이 됐다"고 전했다.
최정은 올 시즌 타율 0,294 12홈런 51타점을 기록 중이다. 프로 18년 차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성적이 좋다고 컨디션까지 만점은 아니다. 최정은 "올 시즌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통증을 남은 시즌 동안 안고 가야 할 것 같다"며 "방망이 중심에 공이 맞을 때가 아니면 엄지손가락 뼈가 너무 아프다. 울리는 느낌이 아니라 뼈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이다. 주사 치료가 허용되지 않아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SSG는 2위 키움과 승차를 3.5경기까지 벌렸다. 시리즈를 모두 내주면 순위가 역전될 수 있었지만, 1승을 먼저 챙기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남은 두 경기 예고된 선발이 원투 펀치 윌머 폰트와 김광현인 것도 SSG에 호재다. 라이벌 매치에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최정은 "추신수 형이 경기 전 메신저 단체방에 말을 남겼다. 전쟁에 나서는 각오로 나가 어떻게든 이기자는 말이었다. 물론 키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물론 저희도 경기 때는 여유 있게 플레이했다"고 웃었다.
최정은 현역 선수 중 내로라하는 가을 경험자다. 프로 3년 차인 2007년 첫 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반지만 네 개를 보유했다. 특히 마지막 우승인 지난 2018년 한국시리즈 때는 6차전 결정적인 동점 홈런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베테랑 최정도 올 시즌 순위 경쟁은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최정은 "키움이 계속 잘했다. 긴장도 많이 됐고 시즌 종료까지 경기가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이 3연전 첫 경기에서 이겨야 분위기가 많이 올라오니 오늘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남은 경기도 오늘처럼 하겠다"며 "확실히 느낌이 다르더라. 수비 한 이닝, 타석 한 번마다 정말 긴장감이 들었다. 키움이랑 맞대결이 적어서 키움은 쫓아오고 우리는 달아나다가 이제야 맞대결을 다시 하니 포스트시즌 느낌도 살짝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