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균안이 12일 사직 한화전 6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롯데 투수 나균안(24)이 구종의 절반 이상을 싹 정리했다.
나균안은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1-2로 뒤진 6회 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팀의 3-2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나균안은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이날 그가 던진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14개)과 포크볼(6개), 컷패스트볼(3개) 세 가지였다.
나균안은 이제 투수로 전향한 지 3년 차다. 2017년 큰 기대 속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20년 캠프 도중 유구골 골절 수술로 입원 중에 성민규 롯데 단장의 권유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균안은 투수로 전향한 지 정확히 1년 만인 지난해 5월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순으로 6가지를 섞어 던지자 동료들은 1년 만에 다양한 구종을 습득한 그의 자질에 놀라워했다.
그런데 올해 나균안의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컷 패스트볼까지 세 가지다. 나균안은 "올해부터 컷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직구와 포크볼의 위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구종을 정리한 건 무기를 더 가다듬기 위해서다. 나균안은 "투수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많은 구종이 장점이라 여겼는데 결국 가장 좋은 공을 던져야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겠더라. 지난해 6가지 구종을 던졌지만 위닝샷이 없어 헤맸다"고 돌아봤다. 나균안이 올 시즌 전혀 구사하지 않는 커브, 체인지업, 투심, 슬라이더는 지난해 직구나 포크볼보다 피안타율이 더 높았다. 그는 코치진과 상의 끝에 가장 위력적인 구종만 던지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9이닝당 탈삼진이 지난해 5.24개에서 올해 10.49개로 높아졌다. 올 시즌 12일 50이닝 이상 투구 기준으로 리그 전체 1위다. 150㎞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10.10개)보다 더 높다. 나균안은 "삼진 욕심은 없다. 다만 삼진을 필요한 상황에선 의식하고 던진다"고 말했다. 12일 한화전 6회 1사 1, 3루에서 권광민과 이도윤을 각각 직구와 포크볼로 연속 삼진 처리한 장면이 이를 보여준다.
나균안은 지난해 1군 23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26경기 1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7을 올리는 중이다. 최근 잦은 등판으로 혹사 논란도 있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그는 "포크볼 그립을 조금 바꿔 위닝샷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타자를 이기려면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면서 "올 시즌 1군 엔트리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