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진하다. 사진은 제주 유나이티드 주민규.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1부)의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진하다.
휴식기에 돌입한 프로축구 K리그1 개인 득점 순위표에 토종 공격수의 이름이 유독 많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 최근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빗셀 고베로 떠난 무고사(14골)가 아직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22골을 넣어 생애 첫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와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김천 상무)이 각각 12골을 넣어 무고사를 바짝 쫓고 있다.
개인 득점 부문 최상위 그룹을 제외해도 토종 공격수들의 이름이 많다. K리그 신예 공격수로 떠오른 엄원상(울산 현대)과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승우(수원FC)가 10골, 레오나르도(울산) 김대원(강원FC)이 9골, 고재현(대구FC)이 8골로 득점 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허용준(포항 스틸러스)과 구스타보(전북 현대)가 7골로 득점 부문 공동 9위에 위치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진하다. 사진은 김천 상무 조규성. [사진 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외국인 공격수가 강세를 보이는 무대다. 대부분의 구단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를 스트라이커로 데려온다. 이를 입증하듯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는 주민규가 2016년 당시 광주FC 정조국(현 제주 코치) 이후 5년 만에 득점왕에 올랐다. 그러나 득점 2~4위는 모두 외국인 공격수가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무고사가 일본으로 떠난 가운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는 외국인 공격수는 레오나르도밖에 없다. 개인 득점 10위 안에 외국인 공격수는 레오나르도와 구스타보뿐이다. 이어 일본인 미드필더 아마노 준(울산)이 12위(6골)에 자리했다.
지난해 득점 부문 상위권에 올랐던 선수들의 부진이 크다. 지난해 18골을 넣은 라스(수원FC)는 올 시즌 3골에 그쳐 있다. 나란히 15골을 터뜨려 전북의 K리그 우승을 이끈 구스타보와 일류첸코(FC서울)도 각각 7골, 3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3골을 터뜨렸던 뮬리치(성남FC)도 단 3골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진하다. 사진은 울산 현대 엄원상. [사진 프로축구연맹] 기대를 많이 받았던 외국인 공격수들도 존재감이 없다. 지난 시즌 덴마크 2부 리그 득점왕 출신인 그로닝(수원 삼성)은 국내 무대 적응에 실패하며 사실상 전력 외 선수가 됐다. 강원FC의 시즌 초반 공격을 이끈 디노도 5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지만, 불의의 부상 탓에 고국으로 돌아갔다. 대구의 제카와 세징야, 성남의 밀로스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다.
예년보다 빠른 개막이 외국인 공격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국내 무대 적응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전에 일정을 마친다는 방침 때문에 역대로 가장 이른 2월 19일 리그가 개막했다. 일부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의 팀 합류가 늦어지기도 했다.
2월 중순 쌀쌀한 날씨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이 득점을 터뜨리지 못한 흐름이 리그 중반까지 이어졌다. 주민규도 “아무래도 리그 시작이 빨랐던 게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진했던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인한 체력 부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등이 외국인 공격수들의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