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가 짧은 휴식기에 돌입했다. 전반기를 돌이켜 보면 몇몇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일부 선수들이 나쁜 방식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은 6월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회 삼진 아웃을 당한 후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다. 이어 주심의 퇴장 명령에도 욕설을 내뱉었고, 분을 삭이지 못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까지 내던졌다. 설상가상으로 하주석이 던진 헬멧이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머리를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KBO 상벌위원회는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전 정지(제재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등) 중징계를 부과했다.
이 경기 7회 말에는 2사 1, 2루 기회에서 땅볼 아웃된 한화 정은원이 1루를 밟자마자 헬멧을 강하게 내던졌다.
물론 선수 입장에선 심판의 판정에 억울하거나, 자신의 경기력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쉬움이 클 수 있다. 그렇다고 방망이를 부러뜨리거나 벽을 내리치는 방식으로 이를 표현해선 안 된다. 과거에도 선수들이 불만을 표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 장소는 그라운드가 아닌, 더그아웃 뒤에서 이뤄졌다.
특히 팀 분위기가 침체해 있을 때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은 더 좋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것만 배웠으면 한다. 빅리그 선수들이 보여준 과격한 표현 방식이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심심찮게 나온다.
공교롭게도 최하위 한화에서 이런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한화 외국인 선수 마이크 터크먼은 14일 롯데전 9회 주심이 체크 스윙을 인정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체크 스윙 판정에 불만을 표현했고, 곧이어 퇴장 선언이 내려지자 더 흥분하는 모습이었다. 리플레이 화면을 봐도 체크 스윙이 이뤄져, 삼진 아웃이 확실했다. 그리고 체크 스윙 여부의 판정 권한은 1차적으로 주심에게 있다. 주심이 확실히 보지 못했을 경우 좌타자를 기준으로 3루심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런데 터크먼은 '왜 3루심에게 물어보지 않느냐'며 항의하더라. 한국 야구를 낮춰본 것 밖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두고 올 시즌 내내 시끄럽다. 볼 판정과 관련한 퇴장만 7차례 있었다. 일반 팬뿐만 아니라 필자가 봐도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정상적인 것 같진 않다.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커 타자로서는 화가 날 때가 많겠더라.
하지만 KBO에서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미리 선언, 구단과 선수들에게 알렸다.
KBO리그 심판진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아마추어 심판보단 수준이 높다. 물론 우리 심판도 더 연구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심판의 능력이 모두 같을 순 없다. 그렇다면 코치진에서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으니 이를 감안하자' '심판 판정이 불만이 있고 화가 나더라도 감정 대응을 자제하자'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팀 분위기가 처져 있고, 성적이 떨어진다고 그러려니 하면 안 된다.
선수 입장에서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도 실력으로 승부하는 게 우선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도 실력이다. 또 팀 분위기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 많은 어린이와 야구 꿈나무가 지켜보는 만큼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이 후반기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