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독립리그 거쳐 '대전 린스컴'까지...윤산흠 "응원 듣고 뛰는 게 가장 좋아요"
등록2022.07.24 15:17
전반기 혜성같이 등장했던 윤산흠(23·한화 이글스)이 후반기에도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윤산흠은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에 희망을 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 14경기에 등판,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경기와 이닝 수는 적지만, 불펜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치며 팬들의 이목을 샀다. 지난 2008~200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팀 린스컴(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닮은 투구 폼과 시속 149㎞까지 나오는 강속구도 팬들의 시선을 끄는 볼거리다. 가시밭길을 뚫어내고 1군에서 호투하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윤산흠은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후 육성 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입단 후 독립 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에서 재도전을 꿈꿨던 그는 지난해 한화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1군 무대까지 밟는 데 성공했다.
지난 올스타 브레이크 때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윤산흠은 “투구폼을 만들 때 린스컴을 참고했던 건 전혀 아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스코어본 하이에나에서 뛰면서 최대한 힘을 쓰는 폼을 만들고자 했다. 계속 코치님들과 상의하면서 만들어진 게 이 폼”이라며 “나처럼 체구가 작은데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린스컴이라는 선수에 대해서는 물론 알고 있었다. 다만 폼은 우연의 일치다. 언론에서 워낙 많이 말씀해주셔서 린스컴과 내 폼이 닮은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걸 한화 투수 코치는 "윤산흠은 체구가 큰 편이 아니다. 특이한 폼이긴 하지만, 코어 힘을 한 방에 폭발시킬 수 있게 연결 동작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폼"이라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투구 꼬임 동작을 할 때 상·하체 분리 동작인 세퍼레이션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공을 놓는 순간까지 힘이 분산되지 않아 최대의 힘으로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다"며 "순간적인 파워를 만들고, 코어 힘을 활용해 신체 대비 120%의 공을 뿌리는 투구 폼"이라고 전했다.
당당한 1군 선수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던 건 올해가 처음이다. 달콤한 휴식기 동안 휴식에만 집중했다고 전한 윤산흠은 "1군 마운드에 오르면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계속 들린다. 그걸 들으면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았다"고 했다. 1군이라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만만치 않은 1군 타자들과 상대하는 법도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윤산흠은 "타자들한테 절대 쉽게 승부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최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김호령 선배님한테 자신 있게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런데 원바운드성 공을 공략해 안타로 쳐내더라"고 감탄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보강 포인트는 제구다. 윤산흠은 “높은 볼이 너무 많았다. 원래 루틴대로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는 훈련법이 있는데, 그걸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후반기에는 홀드를 좀 더 많이 쌓아보고 싶다”고 예고했다. 이동걸 코치도 "존을 공략할 때 컨디션에 따라 공의 편차가 크다. 신체를 강하게 사용하다 보니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릴 수 있는데, 개선하려 매일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 코치는 "마운드에서 가까운 거리에 포수를 앉혀놓고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투구 훈련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본인이 수정해야 할 부분을 이해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점,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브레이크까지 보강을 마무리한 윤산흠은 후반기 첫 경기인 대전 KT 위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즌 평균자책점을 1.72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