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선전에 미소 짓고 있다. 손흥민(30·토트넘)과 배우 수지를 앞세운 콘텐츠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락인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끊임없이 콘텐츠를 추가해야 하는 OTT 서비스의 특성상 쿠팡의 투자도 계속 늘어나야 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쿠팡플레이의 사용자 수(MAU)는 373만명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62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두 달 전인 4월과 비교하면 70만명 이상이 늘어난 수치다.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도 증가세다. 지난달 26일까지 1주일간 쿠팡플레이 사용자는 약 181만명이었는데 이달 3일까지 1주일은 184만명, 4일부터 10일까지는 195만명으로 늘었다.
비결은 손흥민과 수지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3일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이 국내 올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팀 K리그와 벌이는 친선 경기를 단독 생중계했다. 16일에는 프리메라리가 명문 팀 세비야와 토트넘의 경기도 유일하게 실시간 중계를 했다.
손흥민은 '월드 스타'다. 남성 위주의 스포츠 마니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이 중계를 보기 위해 쿠팡플레이를 켰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토트넘과 팀 K리그 경기의 경우 약 184만명의 UV(중복 없이 1회 이상 경기를 재생한 고객)를 기록했다. 이어 토트넘과 세비야의 중계는 110만명의 UV를 달성했다. 두 경기 모두 합쳐 약 300만명에 달하는 쿠팡 유료 멤버십 회원들이 쿠팡플레이로 경기를 시청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지 주연의 '안나'도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지난달 24일 처음 공개된 안나는 쿠팡플레이 인기작 톱20에서 19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투자다. OTT 서비스는 특성상 콘텐츠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해야 하는 구조다. 오리지널 시리즈는 편당 수 십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경기 중계권은 이보다 더 비쌀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플레이는 토트넘과 리버풀 등 유럽 축구 명문 구단의 프리시즌과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ONE FC(아시아 최대 격투기) 등의 중계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적자는 14억9396만 달러(약 1조9421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도 51억1668만 달러(약 6조6516억원) 매출을 올렸으나 당기순손실이 2억929만 달러(약 2720억원)에 달했다.
이종우 연성대학교 유통물류과 교수는 "쿠팡은 아마존처럼 점유율을 극단적으로 높여 시장을 잡는 방식을 선택했고, 일정 부분 성공도 했다"며 "다만 쿠팡의 적자가 천문학적인데 OTT까지 투자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타 이커머스 플랫폼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가운데 쿠팡이 현 자리를 지키기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