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잘하는 선수는 장점이 보여서 부럽고, 우리 선수는 단점이 보이는 법이다. 그런데 영표는 단점이 없는 것 같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국가대표를 꿈꾸는 에이스 고영표(31)에게 극찬을 남겼다.
고영표는 지난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9승을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97에서 2.90으로 낮추며 에이스다운 성적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우승까지 맛본 고영표는 올 시즌 후 목표가 한 가지 있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국가대표팀 승선이다. 그런데 대표팀의 가장 핵심 인사가 바로 눈 앞에 있다. 바로 최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이강철 감독이다. 어설픈 성적이라면 자칫 논란이 돼 승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이 에이스이자 안정감의 상징, 고영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강철 감독 역시 고영표 승선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취소된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고영표 본인도 감독인 나를 알고, 나도 고영표를 안다"면서 "항상 남의 떡이 부러운 법이다. 우리 선수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장단점이 다 보인다. 가령 내가 (이번 시리즈 상대 팀 투수인) 고우석과 같은 팀이라면 그가 나갔을 때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보면 제구가 흔들린다는 식으로 작은 단점이 먼저 보일 수 있다.그런데 영표는 단점이 없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물론 승선은 감독 홀로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은 제가 시키는 게 아니다. 능력이 된다면 갈 것"이라면서도 "고영표의 투구 유형이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하다보니 상대 팀 타자들이 처음 봐서는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다. 2020 도쿄올림픽 한일전에서도 상대 타자들이 쉽게 치지 못하더라. 일반적인 체인지업과는 다른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큰 경기 경험이 쌓인 것도 자산이다. 이강철 감독은 "영표가 작년 한국시리즈도 경험했고, 올림픽 한일전에도 나갔다. 그런 면에서는 경험이 쌓였으니 조금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영표는 본인 구위에 자신감이 있다. 자기 공에 자신감이 있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은 잘 흔들리지 않는다. 내 것이 없는 사람이 멘털이 많이 흔들린다. 타자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공이 있는 사람은 긴장을 안 한다. 상대가 이승엽이어도 그를 잡을 공이 있으면 겁날 게 없다. 던질 공이 없으니 흔들리는 것이다. 멘털보다는 기술력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