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는 17일 현재 승점 18(4승 6무 16패)로 리그 최하위다. 정규리그 개막 후 성남은 순위 변동 없이 줄곧 최하위에 자리했다. 성남은 개막 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저조한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 평가는 받지 않았다. K리그1 최하위는 K리그2(2부)로 자동 강등된다. 성남은 2부 강등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성남은 리그 최악의 수비력을 갖고 있다. 51실점으로 팀 실점에서 리그 최하위다. 11위 수원FC(44실점)보다 7실점이 더 많다. 수원FC는 많이 실점하는 대신 공격력(43득점·1위)만큼은 리그 최상위권이다. 성남은 그렇지도 않다. 팀 25골로 리그 11위다. 성남은 최근 2경기에서 연속 4실점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중앙 수비수 김지수가 성남 수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2004년생 김지수는 풍생고 소속의 고등학생 선수로 성남과 준프로 계약 신분이다. 1m89㎝·73㎏의 단단한 체격을 가진 그는 올 시즌 리그 15경기에 나섰다. 팀 내 최고참 골키퍼 김영광보다 21살 어리지만 경기력은 뛰어나다. 김남일 성남 감독도 “안정적이고 높이가 있다. 어리지만 침착하고 위기 극복도 할 줄 안다”고 칭찬한 바 있다.
‘단두대 매치’라 불린 지난 14일 수원 삼성과 K리그1 2022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성남이 1-4로 완패한 건 수원의 높이에 당했기 때문이었다. 수원은 이날 첫 번째와 두 번째 골을 헤딩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두 골 모두 김지수가 차단할 수 있었다. 고명석의 선제골은 김지수가 높이에서 약간 모자랐다. 오현규의 추가 골은 김지수가 공간을 너무 쉽게 내준 탓이었다.
김남일 감독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성남은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건 수비의 안정감을 찾는 것이다. 성남은 수비 시 인터셉트(772개·11위) 차단(408개·10위) 블락(543개·9위) 등에서 저조한 기록을 보이고 있다.
성남은 지난달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25라운드(3-1 승) 8월 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26라운드(2-1 승)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 바 있다. 상대가 공격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지수를 비롯해 마상훈, 권완규, 이시영 등이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수원전에선 김남일 감독이 “수비수들이 공간을 너무 쉽게 내줬다”고 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성남은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번번이 결정적인 실점을 내주고 있다. 수비의 중심을 맡아야 할 김지수 등 중앙 수비수들은 우왕좌왕하며 상대의 역습을 막는 데 급급했다. 이병근 수원 감독도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한 후 역습한 게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저조한 경기력에 성남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 “정신 차려, 성남”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