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맞수' CU와 GS25의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GS25의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CU가 격차를 줄였다. 특히 CU는 영업이익에서 2분기 연속 GS25를 제쳤다. 업계에서는 CU가 점포 수에서도 앞서는 만큼 올해 하반기 실적에 따라 매출·영업이익·점포 수까지 업계 1위를 모두 가져가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 2분기 매출 1조9186억원, 영업이익 7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20.6% 증가했다.
반면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GS25) 매출은 올 2분기 매출은 1조9532억원, 영업이익은 66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7.6%, 0.6% 신장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두 회사의 2분기 매출 격차는 346억원에 불과하게 됐다. 지난해 2분기 양사의 매출 격차가 1155억원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GS25의 매출을 CU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앞선 1분기 양사의 매출 격차는 GS25가 635억원을 앞서는 수준이었는데 이보다 2분기에 격차를 더 줄인 셈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CU가 2분기 연속 GS25를 앞지르게 됐다. 보다 '알짜' 장사를 한 셈이다. 전년 2분기에는 GS25의 영업이익이 663억원으로 CU의 587억원을 앞지른 바 있다. 사실상 영업이익에서는 역전이 이뤄진 셈이다.
수익성에서 격차가 벌어진 것은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영향으로 보인다.
GS25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한 IT 투자(GS페이, 와인25+) 비용 증가와 퀵커머스 요기요, O4O 서비스 광고판촉비 증가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인한 순익 감소"고 분석했다.
반면 CU가 실적 호조세를 기록한 것은 대규모 투자보다 상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2분기에는 식품 및 음료 부문의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상품별로 보면 음료 매출은 18% 증가했고 가정간편식(HMR)은 16%, 디저트는 84%나 늘었다.
CU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연세생크림빵 같은 차별화 상품을 선보인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CU는 점포 수에도 1위를 달리고 있다. CU 점포 수는 10년 전 7200여 개에서 올해 1만6000여 개로 2배 이상 늘어 업계 1위에 올랐다. 경쟁사 GS25는 지난해 800여 개의 점포를 늘리면서 총 점포 수 1만5500여 개를 기록했지만, 500여 개의 차이로 CU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CU가 올해 점포 수, 영업이익에서 모두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며 "하반기 매출만 끌어올린다면 명실상부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하반기에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매출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고물가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특템 시리즈' 등 가성비 중심 상품을 운용해 소비자 효용성을 높이고 고품질 가정간편식(HMR) 등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오프라인 점포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전략도 강화한다. 온라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목적이다. CU는 씨유튜브 '편의점 고인물'이 누적 조회 1억뷰를 돌파하는 등 온라인 콘텐츠 사업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25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편의점 이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라는 상징성을 놓고 하반기 CU와 GS25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GS25의 경우 디지털 커머스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 투입으로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매출 증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