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박해민(32)이 LG 트윈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뒤 '친정 저격수'가 됐다.
LG는 16~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을 모두 이겼다. 이로써 올 시즌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서 11승 3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아직 두 경기가 남았지만,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상대 승률을 이미 예약했다.
박해민의 지분이 높다.
박해민은 올 시즌 삼성전에서 타율 0.410(61타수 25안타, 시즌 타율 0.300)을 기록하고 있다. 9개 구단을 상대로 한 타율 중 단연 최고다. KBO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0.420)에 이어 삼성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을 자랑한다. 출루율(0.455)과 장타율(0.607)을 합한 OPS 역시 삼성을 상대로 1.062(시즌 0.741)로 굉장히 높다.
올 시즌 삼성전에 14차례 모두 선발 출장해 안타 없이 물러난 경기가 없다. 올 시즌 최다인 5안타 경기도 6월 15일 삼성전에서 기록했다.
박해민은 지난 16일 삼성전 1회 말 1사 후 안타 치고 나가 후속 김현수의 2루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뒤 김현수-채은성의 연속 안타 때 홈을 밟았다. 호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17일 경기에선 3-5로 따라붙은 2회 말 무사 만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볼넷과 2루타로 이날 세 차례 출루했다. 삼성을 만나면 찬스 메이커와 해결사 역할까지 모두 맡고 있다.
박해민은 삼성에 10년간 몸담았다. 2012년 육성 선수로 입단, 2021년까지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지난겨울 많은 러브콜을 받은 그는 고민 끝에 LG와 4년 총 60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친정팀 동료와 코치진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한다. "그만 좀 찾아오라"고 만류할 정도다. 삼성 투수도 박해민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만큼 박해민 역시 삼성 투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박해민은 "친정 팀을 만나면 (반대편 더그아웃) 삼성 선수들의 반응이 재밌다. 또 직접 상대하면서 '이런 공을 던졌구나' '이런 공은 내가 치기 어렵겠는데'라며 투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된다.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부분이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