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의 자회사 형지엘리트가 프로야구단 상품화 사업 계약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최근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에 이어 LG 트윈스의 협업 제품 상품화 계약까지 성공하면서 서울 인기 구단 유니폼 사업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교복을 주력 분야로 내세웠던 형지엘리트는 앞으로 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또 다른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랜더스 인기에 형지가 '잇몸 웃음'
형지엘리트는 이달 초 LG 트윈스와 '코카콜라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상품화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형지엘리트는 코카콜라 디자인을 LG 트윈스의 인기 상품에 접목한 유광 점퍼와 유니폼은 물론 다양한 굿즈(상품)를 선보였다.
인기가 상당하다. LG 트윈스 관계자는 "코카콜라와 구단의 상징색이 빨간색으로 같고 디자인도 잘 나왔다. 반응도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LG 트윈스 공식 상품몰에는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두고 "너무 예뻐서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는 댓글이 적지 않다. 형지엘리트는 이번 컬래버레이션 흥행을 발판 삼아 향후 서울 명문 구단인 LG 트윈스의 공식 상품화 사업 파트너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형지엘리트와 프로야구단과의 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형지엘리트는 2021년 한화 이글스의 레플리카 유니폼 외에도 야구공과 응원 도구 등 상품 일체를 책임지는 상품화 사업 계약을 맺었다.
패션 기업만의 센스를 온전히 발휘 중이다. 형지엘리트는 '2022 한화 이글스 리사이클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투명 페트병을 가공해 재생산한 원사인 ‘에이스포라 에코’를 적용했다. 이 유니폼은 깔끔한 디자인은 물론 환경까지 고려한 '개념 유니폼'으로 불리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형지엘리트는 2020년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SSG 랜더스로 구단명이 바뀌었지만 구단과 관련한 각종 유니폼과 상품은 여전히 형지엘리트가 맡고 있다. 게다가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다양한 디자인과 색깔의 구단 유니폼과 각종 굿즈를 적극적으로 올려 홍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파워 인플루언서"라면서 "그가 SNS에 구단 소식은 물론 각종 유니폼과 상품을 노출하면서 형지엘리트의 유니폼 만드는 솜씨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 '찜'
형지엘리트의 핵심은 교복 사업이다. '엘리트 교복'은 1969년 삼성그룹 제일합섬이 모태다. 2013년 형지그룹이 인수하면서 지금의 형지엘리트가 탄생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한때 4000억원을 돌파했던 국내 교복 시장 규모는 2010년대 이후 2000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출산율도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장래도 밝지 않다. 형지엘리트가 교복 사업 외에 스포츠 상품화에서 성장 동력을 찾게 된 배경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6월 자회사 형지에스콰이아의 지분 51%를 패션그룹형지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89억7000만원은 프로스포츠 구단을 대상으로 한 상품화 사업 확대를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학생복 시장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개편을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 자회사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력이 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B2B 사업에서 전년 대비 24.8% 증가한 126억을 벌었다. B2B 사업 스포츠 상품화 사업 덕분이다. B2B 사업에 해당하는 기업체 단체복 사업은 106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스포츠 상품화 사업은 진출한 지 1년 만에 매출 20억원을 기록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앞으로 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강화하고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으로도 프로야구단은 물론 축구와 농구 등 타 스포츠 종목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