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지난 7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삼성 피렐라가 3회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1년 전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가 타격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렐라는 23일 기준으로 타율 0.349를 기록, 이대호(롯데 자이언츠·0.333) 이정후(키움 히어로즈·0.332)에 모두 앞선 KBO리그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친 그는 후반기 페이스를 더 끌어올렸다. 피렐라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타격 폼이나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우승을 위해 매 순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몸을 낮췄다.
피렐라의 후반기 성적은 모두의 관심사였다. 피렐라는 KBO리그 첫 시즌인 지난해 전반기를 타율 0.312(80경기)로 마쳤다. 그런데 후반기 타율이 0.249(60경기)로 곤두박질쳤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도 전반기 0.923에서 후반기 0.759로 악화했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건 족저근막염이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인데 경기력과 직결된다. 완치가 어려운 부상이다. 삼성이 피렐라와의 재계약을 발표했을 때 "후반기 부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피렐라의 올 시즌 전반기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타율이 0.340(318타수 108안타)으로 지난해보다 더 높았다. OPS가 0.989로 리그 1위. 가공할만한 화력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그리고 우려를 불식시키며 후반기에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월간 타율이 0.216까지 떨어졌지만 7월(0.369)과 8월(0.345) 빠르게 슬럼프를 탈출했다.
피렐라는 "작년과 다른 점은 100%의 몸 상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 시즌에는 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통증 때문에) 100% 전력 질주가 어렵고 타격할 때도 불편했다. (지난해처럼) 지명타자 위주로 시즌을 치른 적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피렐라는 전체 621타석 중 73.9%인 459타석을 지명타자로 소화했다. 발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주 포지션인 좌익수 수비를 거의 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전체 474타석 중 83.8%인 397타석을 좌익수로 채웠다. 발바닥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지명타자 출전 비율을 줄였다. 피렐라는 "개인적으로 (지명타자가 아닌) 수비하면서 경기하는 걸 더 선호한다"며 "2년의 경험이 큰 도움된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가 아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로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피렐라의 타격왕 도전은 여러 의미가 있다. 삼성에서 타격왕이 배출된 건 역대 9번. 2016년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가 마지막이다. KBO리그 외국인 타격왕은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이후 명맥이 끊겼다. 삼성 전력분석 관계자는 "지난해 후반기에는 발 상태가 안 좋아서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위축된 부분이 있다"며 "비시즌 동안 많이 준비한 덕분에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좋은 페이스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 두 번째 시즌이다 보니 상대하는 투수에 대한 경험(정보)이 많이 쌓였다. 선발투수뿐만 아니라 중간에 나오는 투수들까지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잘 알고 있다. 상대 팀도 피렐라에 대해 많이 분석했을 텐데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 덕분에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