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프랑스 오프에서 루블료프를 상대한 권순우. [AP=연합뉴스] 세계랭킹 81위 권순우(25·당진시청)가 '천적' 안드레이 루블료프(11위·러시아)를 또 만난다.
권순우는 지난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000만 달러·약 810억 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124위·스페인)를 3-1(6-2, 6-7〈4-7〉, 6-3, 6-3)로 물리쳤다. 권순우는 자신보다 14세 많은 베르다르코를 3시간 16분 혈투 끝에 제압했다. 예선을 거친 베르다스코는 본선 출전 선수 가운데 기권자가 나와 '러키 루저'로 본선에 합류한 선수다. 전성기였던 2009년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던 베테랑이다.
권순우는 이날 베르다스코보다 더블폴트(7-4)가 더 많았고, 서브에이스(9-14)와 위너(32-44)에서도 밀렸다. 그러나 언포스드에러(18-44)를 훨씬 적게 범했고, 전체 획득 포인트도 132-112로 많았다. 권순우는 본선 진출 상금 8만 달러에 2회전 진출에 따른 12만 1000달러를 추가해, 총상금 20만 1000달러(2억 7000만원)를 확보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올해 1월 호주 오픈에 이어 US 오픈에서도 2회전에 진출했다.
앞서 열린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했다. 모두 첫판부터 강적을 만났기 때문이다. 권순우는 지난달 윔블던 1회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6위)에 1-3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우승 횟수만 21회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루블료프에 1-3(7-6〈7-5〉, 3-6, 2-6, 4-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 2라운드 상대가 루블료프다. 공교롭게도 권순우는 올해에만 루블료프를 세 차례나 만나 모두 패했다. 2월 초 ABN 암로 월드 토너먼트 남자 단식 16강에서 0-2(3-6, 3-6), 2월 말 듀티프리 챔피언십 2회전에서는 1-2(6-4, 0-6, 3-6)로 역전패했다. 프랑스 오픈까지 3전 전패.
권순우와 동갑내기인 루블료프는 올해 투어 우승만 세 차례나 차지한 강호다. 올해 투어 우승 횟수에서 공동 1위인 라파엘 나달, 카를로스 알카라스(이상 4회·스페인)에 이어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세계랭킹도 최고 5위까지 오른 적 있다.
반면 권순우는 올해 투어 대회에서 단 한 번도 2회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루블료프를 상대로는 3번 중 2번을 역전패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새로 쓰겠다"며 도전장을 내던졌다. 천적 루블료프를 꺾으면 지난해 프랑스 오픈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3회전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