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인 두 번째 타이틀에 도전하는 박찬호(27·KIA 타이거즈)와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이 주연이다.
7월까지 도루 타이틀은 30개를 기록한 김혜성의 독주 체제였다. 21개를 기록한 2위 그룹에 9개 앞서 있었다. 김혜성이 2021시즌에 이어 도루왕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박찬호의 추격이 시작됐다. 그는 전반기보다 훨씬 좋아진 타격 능력을 앞세워 누상에 자주 나섰고, 강점인 주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8월 한 달 동안 김혜성이 4도루에 그친 동안 박찬호를 10개를 추가했다.
박찬호는 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1회 말, 상대 투수 최하늘로부터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나성범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시즌 32호 도루였다. 반면 홈(고척 스카이돔) 한화 이글스전에 나선 김혜성은 1안타 1개를 치며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지만,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전날(1일) 기록(34개)에 머물렀다.
후반기 개막 뒤 도루 부문 1·2위 사이 차이가 가장 적어졌다. 박찬호의 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 부문 타이틀 경쟁은 혼전 양상이 될 전망이다.
박찬호는 전반기 막판, 도루 타이틀을 향한 의지를 묻는 말에 "(김)혜성이가 너무 강력한 상대이기 때문에 전혀 욕심내지 않는다"라고 했다. 8월 타격감이 좋아지며, 개인 처음으로 시즌 3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 박찬호는 여전히 "타격감은 유지하고 싶지만, 도루왕까지 욕심내지 않는다"라고 했다.
키움은 3위, KIA는 5위 수성을 두고 남은 시즌을 치른다. 김혜성과 박찬호, 두 선수는 소속팀 내야 수비 핵심이자 기동력 야구의 첨병이다. 닮은꼴 두 선수가 개인 2번째 도루왕 타이틀을 두고 경쟁한다. 그동안 박병호가 독주하고 있는 홈런을 제외한 6개 부문(타율·안타·득점·타점·출루율·장타율) 타격 타이틀이 모두 혼전 양상을 보였다. 1·2위 사이 차이가 컸던 도루 부문도 경쟁에 불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