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을 달리던 키움 히어로즈가 핵심 전력인 김혜성(23) 없이 순위 싸움을 벌이게 됐다.
김혜성은 지난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1루 땅볼을 친 뒤 부상을 입었다. 1루를 커버하던 SSG 투수 김택형과 충돌한 것이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다음 날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왼손 중수골 골절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상 이탈 기간은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와야 확실히 알 수 있다. 다만 키움 관계자는 “뼈가 붙는 데만 4주 정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김혜성은 정규시즌 잔여 경기 출장이 어려워졌다.
키움의 타선 운용이 어려워졌다. 키움에서 김혜성은 이정후에 이은 명실상부한 '야수 2인자'다. 팀 내 타율 2위(0.314) 안타 2위(153개) 득점 1위(78득점) 타점 4위(46타점)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 같은 장타력은 없지만, 콘택트와 리그 도루 1위(34개)의 준족이 돋보였다.
수비에서도 키움 내야진을 이끌었다. 그는 팀 동료인 3루수 송성문(1025와 3분의 1이닝)에 이어 KBO리그 내야 수비 이닝 2위(1024와 3분의 1이닝)를 기록했다. 실책(10개)도 지난해(35개)보다 향상된 안정감을 보여줬다. 공격과 수비에서 고루 활약하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리그 6위(4.23·스포츠투아이 기준)에 올라 있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의 대체자를 묻는 말에 “(그럴 선수가 없는) 저희 팀 타선을 한번 보시라”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근 5연승으로 상승세를 되찾았던 키움의 3위 수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4위 KT 위즈와 승차는 5일 기준으로 단 1.5경기에 불과하다.
김혜성은 개인 타이틀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와 도루왕을 수상했던 그는 올해도 도루왕과 새 포지션인 2루수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였다. 도루를 비롯해 WAR·타율·안타·득점에서 2루수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도루왕 2연패에 대한 애착이 컸다. 시즌 중 김혜성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도루는 2위 선수의 기록을 신경 쓰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루 기회가 늘 있는 게 아니어서) 뛸 수 있는 상황이면 뛰어야 한다. (도루왕 2연패를) 꼭 하고 싶다. 열심히 뛰어서 수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달 공백은 치명적이다. 골든글러브 경쟁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2루수 안치홍이 근소한 차이로 WAR 2위(4.20)를 기록 중이다. 안치홍의 장타력(13홈런·장타율 0.453)은 김혜성(4홈런·장타율 0.403)보다 뛰어나다. 도루 타이틀도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박찬호(KIA 타이거즈·33개)가 1개 차이로 추격했다.
세 시즌 가까이 이어오던 '철인 행진'도 마감됐다. 2020년 이후 지난 3일까지 김혜성은 410경기 중 408경기에 출장했다. 이 기간 출장 수 1위였다. 2020년 2경기에 결장했을 뿐, 379경기 동안 연속 출장기록을 이어왔으나 부상으로 기록에 마침표가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