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한국 대표 4개 팀이 모두 확정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의 국내 리그인 LCK 서머 결승전에서 1, 2위를 한 젠지와 T1이 일찌감치 티켓을 거머쥐었다. 나머지 2장은 지난 1~3일 LCK 대표 선발전에서 생존한 담원 기아와 DRX가 차지했다.
이들이 작년에 중국에 넘겨줬던 우승컵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 4개 팀의 롤드컵 전력을 살펴본다.
강력한 우승 후보 젠지…단골 출전 T1
LCK 1번 시드 자격으로 출전하는 젠지는 이번 ‘2022 롤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젠지는 2017년 롤드컵 우승팀인 삼성 갤럭시를 인수, 2018년부터 LCK에서 활동했다. 5년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롤드컵에도 진출했지만 우승은 못했다.
올해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대거 물갈이하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최근 LCK 서머 결승전에서 세계적인 강팀 T1을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LCK 무관의 한을 풀었다.
젠지는 이 기세를 몰아 롤드컵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롤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주전으로 뛰고 있는 5명 모두 롤드컵에 3번 이상 출전한 적이 있는 베테랑이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도 있다. 삼성 갤럭시 시절인 2017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을 3-0으로 물리친 주역인 '룰러' 박재혁이 소환사의 컵을 들어본 적이 있다.
젠지는 여러 데이터 분석 회사들이 내놓은 글로벌 파워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롤드컵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히고 있다.
T1은 롤드컵 단골 우승 후보다. 전 세계에서 롤드컵 우승을 가장 많이 해본 팀이기 때문이다. 롤드컵에 처음 출전한 2013년에 정상에 올랐고, 2015년과 2016년에는 롤드컵 사상 처음으로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2017년 준우승, 2019년 4강, 2021년 4강 등 우승컵과 점점 멀어졌다.
올해는 우승 욕심을 낼 만하다. LCK 스프링 정규 리그 18전 전승을 기록하고,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서머 개막 이후에도 4연승을 보태면서 LCK 사상 최다인 24연승을 달성했다.
다만 LCK 서머 중후반에 삐걱거렸고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래도 '페이커' 이상혁이 백전노장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이 3년 연속 롤드컵에 나서면서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에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 작년에 롤드컵을 모두 소화한 선수들이 함께하기에 전열을 가다듬는다면 팀 역사상 4번째 우승에 도전할 만하다.
4연속 진출 담원…막차 탄 DRX
담원 기아는 최근 중국의 강세 속에서 롤드컵 정상에 선 LCK 팀이다.
2018년부터 중국이 연이어 왕좌를 가져가고 있는데, 2020년에 중국 팬들 앞에서 중국 팀인 쑤닝 게이밍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담원은 올해까지 4년 연속 롤드컵에 진출한 유일한 LCK 팀이기도 하다.
담원의 전력도 나쁘지 않다.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과 '캐니언' 김건부, '쇼메이커' 허수로 구성된 상체 조합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다. 관건은 롤드컵 경험이 없는 하단 듀오가 얼마나 빨리 분위기에 적응하느냐다.
4번 시드로 출전하는 DRX는 젠지·T1·담원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롤드컵 7회 출전에 빛나는 '데프트' 김혁규와 4년 연속 출전하고 있는 '베릴' 조건희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후배들을 이끌고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차분하게 플레이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 세계 24개 팀이 참가하는 ‘2022년 롤드컵’은 오는 29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개막해 11월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승전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