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은 9월 첫째 주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1.500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홈런 공동 1위, OPS 2위에 올랐다.
KT는 지난 1~2일 치른 리그 2위 LG 트윈스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키움 히어로즈에 3위를 내줬다. 그러나 이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2연전을 모두 잡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황재균은 3일 KIA 1차전에선 멀티히트, 4일 2차전에선 3타점을 올리며 연승을 이끌었다. 동료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홀로 분전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황재균을 9월 첫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황재균은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타율 0.216에 그치며 부진했다. 시즌 타율도 2할6푼대였다. 한동안 팀 승리에 기여하지 못한 탓에 그는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주간 MVP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팀 승리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그래도 이전까지 보여줬던 퍼포먼스에 비해 올 시즌 성적이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황재균은 4일 KIA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5회 초 KIA 투수 임기영을 상대로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을 때려낸 것. 그의 종전 통산 도루 기록은 223개였다. 호타준족을 상징하는 '200홈런-200도루' 클럽에 박재홍(300홈런-267도루)·박용택(213홈런-313도루·이상 은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가입했다.
황재균은 "아무래도 40년 프로야구 역사에 3번째 기록이기 때문에 더 기쁘다. 꽤 긴 시간, 꾸준히 야구를 해온 덕분인 것 같다"고 대기록을 달성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이어 "더 대단한 기록을 남긴 선후배가 많다. 나는 주 포지션(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도 한 번밖에 못 했다. 그래도 5툴(장타력·콘택트·주루·수비·송구) 플레이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 기록(200홈런-200도루)이 그걸 뒷받침해주는 것 같아서 기쁘다"며 웃었다.
황재균도 어느덧 우리 나이로 서른여섯 살, 입단 16년 차 베테랑이다. 그는 "최근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선배가 은퇴 투어를 하고 있는데, 이제는 선배들의 은퇴가 남 일 같지 않더라. '다음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야구가 더 절실하다"고 했다.
200홈런-200도루 달성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황재균은 "아마 (KBO리그 타격 부문에서) 최초 기록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200홈런-200도루에 더해 2000경기 출전과 2000안타 그리고 1000타점-1000득점을 해내면 역대 2번째인 것으로 안다. 이 기록은 선수 생활을 끝내기 전까지 꼭 해내고 싶다. 새 목표를 향해 다시 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재균이 목표로 삼은 기록은 유일하게 박용택만 해냈다. 그는 통산 2237경기에 출전, 2504안타 1192타점 1259득점을 남겼다. 200홈런-200도루 달성을 가장 먼저 해낸 박재홍은 2000경기 출전과 2000안타에 이르지는 못했다. 황재균은 지난주까지 통산 1817경기에 출전 1893안타 960타점 990득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목표는 KT의 우승이다. 2021시즌 팀 주장으로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황재균 "딱 한 번만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다. 확실히 팀 승리가 주는 기쁨이 크다. 남은 시즌 목표도 최우선 순위는 팀의 우승"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KT는 5일 기준으로 리그 4위다. 7월 이후 승률은 0.682. 이 기간 1위(0.690) LG와 불과 8리 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