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0년 The moment] 이종도 만루포로 시작해 김유동 만루포로 끝난 1982년
등록2022.09.08 09:00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프로야구 창립 총회 1981년 12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에서 프로야구 출범을 알리는 창립총회가 열렸다. 1982년 1월 15일 대전·충청 연고로 OB 베어스가 가장 먼저 창단했고, 1월 26일 MBC 청룡이 서울 연고로 깃발을 올렸다. 1월 30일과 2월 3일에는 해태 타이거즈(광주·전라)와 삼성 라이온즈(대구·경북), 2월 5일과 12일에는 삼미 슈퍼스타즈(인천·경기·강원)와 롯데 자이언츠(부산·경남)가 차례로 창단, 6개 구단이 베일을 벗었다.
② 프로야구 전두환 전 대통령 시구 1982년 3월 27일 오후 2시 24분. 서울운동장(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섰다. 시포는 MBC 포수 유승안이 맡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시구가 끝난 뒤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기 위해 마운드로 향하자 경호원들이 깜짝 놀라 유승안을 몸으로 막아섰다.
③ 이만수 역사상 첫 홈런 리그 첫 홈런의 주인공은 삼성 이만수였다. 개막전 5회 MBC 유종겸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본 이만수는 앞서 1회에는 리그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개막전의 사나이'였다. 그는 "안타도 좋았지만,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 때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다. 펄쩍펄쩍 뛰면서 지금은 돌아가신 서영무 감독님을 안고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④ 이종도 끝내기 만루 홈런 개막전의 진짜 주인공은 4안타를 때린 정구왕(삼성)도 4타점을 올린 유승안도 아니었다. 삼성은 초반 5-0으로 크게 앞서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7-4로 앞선 7회 말 유승안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고 승부가 연장으로 흘렀다. 7-7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말 이선희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려낸 이종도가 마지막에 웃었다. 이날 그의 기록은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이었다.
⑤오대석 사이클링 히트 6월 12일 오대석(삼성)은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부산에서 열린 삼미전에서 1회 3루타, 3회 2루타, 5회 단타에 이어 6회 삼미 투수 한상연으로부터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였다. 역대 두 번째 사이클링 히트는 5년 뒤인 1987년 8월 이강돈(빙그레 이글스)이 해냈다. 지금까지 이 기록은 총 29번 달성됐다.
⑥ 부산 올스타전 개최 프로야구 원년 올스타전은 지역을 옮겨가며 세 차례 열렸다. 1차전이 열린 곳은 부산이었다. 구덕야구장이 조명 시설을 완비하면서 부산의 첫 야간경기로 7월 1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치러졌다. 2차전은 광주, 3차전은 서울에서 개최됐다. 초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용희(롯데)였다.
⑦ 김유동의 한국시리즈 만루포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는 전기리그 우승팀 OB와 후기리그 우승팀 삼성의 맞대결이었다. 길었던 시리즈에 마침표가 찍힌 건 6차전 9회 초 2사 만루였다. 4-3으로 앞서던 OB는 김유동이 짜릿한 만루 홈런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린 김유동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⑧ '4할 타자' 백인천 프로야구 원년 최고의 타자는 MBC 백인천이었다.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2(25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다.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104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 백인천의 기록에 근접했지만 타율 0.393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4할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⑨ '불사조' 박철순 원년 마운드의 주인공은 ‘불사조’ 박철순이었다. 36경기에 등판해 무려 24승을 쓸어담았다. 완투 15회, 완봉 2회, 세이브까지 7개를 올리면서 OB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후 연이은 부상 탓에 박철순은 이후로 한 번도 시즌 10승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불사조처럼 돌아와 1996년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⑩ 행크 애런 내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애런은 1982년 8월에는 삼성의 초청으로 방한했다. 이어 10월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을 이끌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애런은 선수들에게 타격 기술을 지도했고, 구단 관계자에게는 리그 운영 팁을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