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선두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1로 앞선 9회 초 최정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해 아쉽게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지만, 이형종은 이번에도 '한방'을 보여줬다.
LG가 0-1로 뒤진 7회 말 로벨 가르시아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하자, 류지현 LG 감독은 이영빈 타석에서 이형종 대타 카드를 꺼냈다. 이형종은 가르시아의 도루 성공으로 맞은 2사 2루에서 우완 윌머 폰트의 시속 151㎞ 직구를 공략해 2-1로 역전하는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형종은 타자 전향 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4년 타자로 전향해 2016년 1군 타석에 처음 들어선 그는 2018년 시즌 중반 4할 타율을 넘보며 타격왕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2008년 LG 1차지명 투수로 입단한 그가 타자 전향 후 성공 가도를 달려 '야잘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LG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하며 최근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LG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과 4년 총 60억원에 계약,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했다. 김현수와 홍창기가 있는 데다 개막 후엔 신예 문성주와 이재원이 크게 성장했다.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이형종은 부상까지 겹쳐 고전했다. 전반기 성적은 7경기 출장에 9타수 3안타가 전부였다. 1군보다 2군에 머무른 날이 훨씬 더 많았다.
이형종은 최근 들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9회 초 1-1 동점이던 2사 2·3루 허도환 타석에서 대타로 등장했다. 그는 상대 마무리 김재윤의 2구째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결승 2타점 적시타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이형종은 선발 출장(6경기)한 날보다 대타(8경기)로 출장한 적이 더 많다. 하지만 대타 타율이 0.500로 높다. 8타수 4안타. 올 시즌 첫 타석도 교체로 나서 소화했다. 5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전 6회 초부터 대수비로 나선 그는 6회 말 1사 1루에서 안우진의 시속 157㎞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쳤다. 6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7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상대 실책으로 홈까지 밟았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92(24타수 7안타) 6타점으로 초라하다. 하지만 대타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조금씩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LG의 외야진은 탄탄하다. 김현수는 타점 1위(94개)에 올라있고, 최근 리드오프로 나서는 박해민은 수비와 주루가 뛰어나다. 홍창기는 출루왕, 문성주는 장외 타격왕이다. 하지만 좌타 일색이다. 우타자는 이형종과 이재원(13홈런) 둘뿐이다. 홍창기와 문성주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고, 이재원은 장타력이 뛰어나나 콘택트가 다소 떨어진다. 베테랑 이형종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다.
이형종은 "선발 출장 여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라도 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많진 않더라도 작은 기회를 잘 살려 이겨내고 노력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각오로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