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통산 700홈런으로 향하는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여정은 위대하다.
푸홀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 초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9회 무사 2루에서 체이스 데용의 시속 150㎞ 빠른 공을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겼다. 이로써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푸홀스는 개인 통산 697호(시즌 18호)를 기록, 알렉스 로드리게스(696홈런)를 제치고 부문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푸홀스는 개인 통산 700홈런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배리 본즈(762홈런)와 행크 에런(755홈런), 베이브 루스(714홈런) 등 3명만 오른 고지다. 푸홀스는 7월까지 홈런 7개에 그쳤지만, 8월 이후 홈런 11개를 몰아쳐 역대 네 번째 700홈런 달성에 근접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는 잔여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푸홀스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700홈런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홈런 개수도 그렇지만, 영양가도 만점이다. 그가 최근 터뜨린 홈런 5개(693~697호) 5개 중 결승포가 3개, 동점포가 1개였다. 올 시즌 홈런 18개 중 13개가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나왔다. 푸홀스의 추격 홈런을 발판으로 세인트루이스가 역전승을 거둔 것만 5차례나 된다. 푸홀스는 12일 피츠버그전 9회 역전 홈런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11일 피츠버그전에선 1-3으로 뒤진 6회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동점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7-5 승리를 견인했다.
695호 홈런은 지난 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날린 대타 결승포였다. 푸홀스는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지만 0-0으로 맞선 8회 말 대타로 등장해 2점 홈런을 토해냈다.
지난달 23일 컵스전에서는 0-0으로 맞선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을 기록, 이날 경기 전 발표된 10년 만의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 수상을 자축했다. 세인트루이스는 푸홀스의 결승 홈런으로 1-0 신승을 거뒀다. 지난달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0-2로 뒤진 2회 솔로 홈런, 2-4로 뒤진 4회 솔로 홈런을 뽑아내는 등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의 활약으로 16-7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는 개인 첫 대타 만루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는 0-2로 뒤진 2회 추격의 솔로 홈런을, 8회 3-2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폭발했다. 7월 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3-1에서 5회 3점 홈런, 7월 13일 LA 다저스전 2회 결승 솔로 홈런도 모두 임팩트가 컸다.
푸홀스가 2022시즌 홈런을 친 15경기(멀티 홈런 3차례) 가운데 14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가 이겼다. 유일한 패배는 4월 18일 밀워키전(5-6 패)이다. 이 경기에서도 푸홀스는 0-3으로 뒤진 3회 동점 3점포를 터뜨렸다.
세인트루이스의 올리버 마몰 감독은 "믿을 수 없다. 우리는 전설을 보고 있다"고 했고, 투수 호세 퀸타나는 "푸홀스의 활약을 볼 때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