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202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에 ‘총력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용만 제2차관은 20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명분으로 보면 한국이 경쟁국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고 유치전 상황을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AFC에 대회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카타르, 인도네시아다.
한국은 1960년 아시안컵을 개최해 홈에서 우승한 이후 아직까지 아시안컵 유치도, 우승도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2023년 아시안컵은 중국이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개최를 포기해 개최국을 다시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
조용만 차관은 한국의 ‘명분’으로 개최국 안배를 먼저 꼽았다. 아시안컵은 2007년 동남아시아 공동개최로 치러진 후 2011년 카타르, 2015년 호주,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가 개최했다. 2027년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당초 2023년 대회를 중국이 유치한 것도 이번 대회는 동아시아 국가의 순번이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며, 중국이 개최를 포기하고 한국이 개최를 원하는 이상 한국 개최의 명분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쟁국인 카타르가 아시안컵을 개최하면 2024년 1월로 개최 시기를 미뤄야 하는 점도 한국이 더 유리하다. 한국이 개최권을 따내면 2023년 6~7월에 대회가 열린다. 중계권 판매 및 관중 동원력에서도 한국이 훨씬 우위에 있다.
그러나 카타르가 유리한 점도 만만치 않다. 먼저 카타르는 오는 11월 전세계 최대의 축구 이벤트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치른다.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완벽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이듬해 곧바로 아시안컵을 치르기가 수월하다.
무엇보다 AFC 집행위원회가 ‘중동세’ 위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개최국 안배나 마케팅 측면의 합리성을 무시하고 AFC가 무작정 중동 국가인 카타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카타르는 ‘오일머니’를 앞세워 초청국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는 약속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경쟁국인 인도네시아는 외신을 비롯해 자국 언론마저 유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 5~6월에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개최하는데, 대형 이벤트 개최 직후 또 한번 아시안컵을 치르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편 문체부는 아시안컵 유치를 통해 아시아에서 ‘K-컬처’의 위상을 더 공고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대회와 연계해 K-팝 공연과 한류 행사 등을 열어 축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고, 아시아 전역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조 차관은 "얼마 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광장관회의에 참석했는데 다른 나라 관료들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 '그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등의 얘기를 하더라"라면서 "축구에 K-컬처를 묶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3년 아시안컵 개최국은 다음 달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F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