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찾은 대전 구장에서 은퇴 투어 행사와 함께 선배 조성환 한화 이글스 수비 코치와 추억을 나눴다.
이대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은퇴 투어 행사를 치렀다. 이날 한화는 선수단 44명의 친필 메시지가 담긴 메시지북을 선물했다. 메시지를 전한 이들 중 한 명은 이대호의 현역 시절 선배였던 '롯데맨' 조성환 한화 수비코치였다. 조 코치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대호를 강하게 키웠다"며 "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을 텐데 대호가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이대호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선배들이 있어야 한다"며 "야단치면서도 항상 많이 챙겨주셨다"고 '선배' 조성환을 추억했다.
다음은 행사 전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대전 구장에서 생각나는 특별한 추억이라든지 기억이 있다면. 일단 대전만 오면 (김)태균이 (류)현진이하고 항상 같이 저녁 먹었던 기억이 많이 난다. 대전 야구장도 타자 친화적인 야구장이라 홈런도 많이 쳤던 기억이 나는 좋은 기억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또 아쉽긴 하다.
-경기 전에 보니까 조성환 코치랑 얘기를 나눴는데. 성환 형님도 많이 아쉬워하시더라. 같이 야구를 같이 오래 했고, 성환 형님 때문에 또 많은 것도 배웠고 그래서 아쉽다. 같이 지금 야구를 하고 있으면 더 좋을 텐데 다른 팀에 있는 게 좀 아쉽다. 항상 야구장에 오면 얼굴 보고 밖에서도 같이 밥도 먹는 사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축하해줘서 감사드린다.
-조성환 코치가 현역 때 주장이기도 했고 이대호 잡는 약간 그런 무서운 이미지라고 하던데. (웃음)안 잡으셨다. 좋은 말로 항상 이야기하셨고 저한테 많이 이야기하셨지만 후배들이 아주 무서워했다. 왜냐하면 성환 형님이 말을 하면 저한테 말로 하기 때문에 후배들 많이 무서워했지만, 항상 부드러운 카리스마 있었다.
-조성환 코치는 '이대호를 내가 강하게 키웠다'고 말했다. 성환 형님하고 (홍)성흔이 형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그거다. 강하게 키웠다는데 (저는) 원래 강했다. 제가 원래 강했고 어렸을 때부터 솔직히 그런 걸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뭐라고 해주는 선배를 더 좋아했고, 관심이 있으니까 선배들이 말씀해주신 것이다. 후배들이 잘못하면 이야기해주시는 선배가 있어야 한다. 저도 후배들한테 또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기에 그런 이야기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뭐라고 야단치면서도 항상 많이 챙겨주셨던 것 같다.
-조성환 코치는 이대호가 "형님 뒤에 제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게 기억난다고 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앞에 성환이 형님이 있고 뒤에 성흔이 형님이 있고 선배들이 또 이렇게 이끌어주셨을 때 제가 야구를 편하게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최고참이 되니까 그런 걸 다 짊어지고 가는 것 같다. 후배 때 야구만 할 수 있을 때가 행복했던 것 같고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조성환 코치가 "이대호가 100% 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니다. 이제는 울지 않을 것 같다. 은퇴식까지 눈물을 좀 아끼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울컥할 때는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올스타전같이 확실히 울지는 않을 것 같다. 은퇴식 때 너무 많이 올 것 같아서 좀 많이 아끼려고 한다. 요즘은 11경기 남아 놓으니까 계속 생각이 나면서 조금 그런 분위기가 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안 하려고 하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조금 그런 기운이 조금씩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