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매체는 19일(한국시간) 알도가 공식적으로 은퇴했다고 알렸다. 알도는 지난달 열린 UFC 278 대회에서 메랍 드발리쉬빌리(조지아)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한 후 은퇴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알도는 UFC에 계약 종료를 요청했고, UFC 로스터에서 그의 이름이 빠졌다.
예견된 일이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스승 안드레 페데르네이라스 코치는 “나는 알도에게 그만두라고 말할 것이다. 그가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 다다라 부상으로 여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알도의 은퇴를 시사했다.
대개 전설적인 파이터들은 공식 은퇴전을 치른다. 미리 공표하거나 본인이 정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여정의 끝을 알린다. 알도가 2023년 1월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UFC 283 대회에서 은퇴하리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미련 없이 옥타곤을 떠나기로 했다.
브라질 빈민가 아마조나스주의 주도 마나우스의 파벨라에서 태어난 알도는 어릴 적부터 힘들게 살아왔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는 가정 폭력을 일삼았고, 동네는 흉흉했다. 알도는 유년 시절 본인 몸을 지키기 위해 투기 종목을 수련했다. 브라질 전통 무술 카포에이라를 시작으로 주짓수를 섭렵했다.
17세 때 본격적으로 종합격투기(MMA)에 발을 들였다. 열정은 대단했다. MMA를 배우기 위해 고향 마나우스에서 수천㎞ 떨어진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했다. 혈혈단신으로 도착한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고초를 겪었다. 돈이 없어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숙식을 해결했다.
프로 데뷔까지 딱 1년 걸렸다. 2004년 18세의 알도는 브라질 MMA 대회인 EF 1-EcoFight 1에서 마리오 비골라(브라질)를 헤드킥으로 쓰러뜨렸다. 1라운드 16초 만에 거둔 첫 승리. 전설의 시작이었다. 이후 알도는 6경기 연속 1라운드 승리를 챙겼다.
시련도 있었다. 7승 무패를 달리던 알도는 2005년 정글 파이트에서 루시아노 아제베도(브라질)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패했다. 파이터 인생 첫 쓴잔을 들었지만, 더 강해졌다. WEC에 진출한 알도는 거침없이 승수를 쌓았다. WEC 41에서 컵 스완슨(미국)을 8초 만에 플라잉니로 잠재운 것은 MMA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타이틀샷까지 얻었다. 알도는 2009년 11월 마이크 브라운을 TKO로 꺾고 ‘왕좌’를 차지했다.
2010년 WEC가 UFC에 흡수되면서 알도는 페더급 챔피언으로 서열 정리에 나섰다.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들을 차례로 깨부수며 페더급의 왕으로 군림했다. 체드 멘데스, 프랭키 에드가(이상 미국), 정찬성(한국) 등 쟁쟁한 도전자들을 꺾으며 7차 방어전까지 성공했다. UFC 페더급 타이틀 최다 방어 기록이다.
하지만 2015년 12월, 알도는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에게 1라운드 13초 만에 KO패하며 9년 무패를 마감하는 동시에 정상에서 내려왔다.
에드가를 이기고 다시금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둘렀지만, 한계는 확실했다. 맥스 할러웨이(미국),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 등 소위 ‘챔프급’에는 밀렸다. 결국 알도는 밴텀급 체급을 낮췄다.
밴텀급에서도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페트르 얀(러시아)과 타이틀 매치에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보이며 처참히 무너졌다. 알도는 말론 베라(에콰도르)전을 포함 3연승을 달렸으나 최근 드발리쉬빌리에게 패배, UFC와 계약 1경기를 남겨두고 글러브를 벗기로 했다.
격투기계는 여전히 알도를 추앙한다. 미국 격투 매체 MMA 파이팅은 “알도의 전설적인 경력이 막을 내렸다. 18년간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로 명성을 쌓았다”며 최강 파이터의 마지막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