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팀에 힘을 보태오던 펠릭스 페냐(32·한화 이글스)가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페냐는 지난 2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했다가 6회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내려왔다. 6회 2사 후 안치홍의 타석에서 타구가 그를 맞춘 탓이다. 코를 맞은 페냐는 피를 흘린 후 앰뷸런스로 이동했고, 검진 결과 코뼈 골절로 밝혀졌다. 의식을 잃는 등 심각한 부진은 아니었으나 잔여 시즌 출장은 불가능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1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은 "페냐가 어젯밤에는 잘 잤다고 하는데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한승주가 페냐의 빈자리에 선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 아웃이냐고 묻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운드를 떠난 이가 페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미 시즌 초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부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전반기 내내 외국인 투수의 빈자리를 막느라 고전하던 한화는 다른 팀보다 한 발 빨리예프리라미레즈와페냐를 영입했다. 라미레즈는 8월 리그 월간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할 정도로 활약했고, 페냐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라미레즈는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어깨 염증이 발견됐고 복귀에 2주 이상이 걸린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여기에 페냐까지 빠지게 됐다. 지난해 활약한 외국인 투수 둘을 재계약하고 시작했던 점을 고려하면 허무한 결과다.
수베로 감독은 "갑작스러운 부상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라미레즈는 월간 MVP가 될 만한 성적을 보여주다 부상을 당했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박윤철, 한승주, 김기중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와 두 선수의 올해 인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수베로 감독은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지금 확답하기 애매한 부분이다. 상황을 보면서 평가할 것이 많다"며 "건강한 라미레즈는 흥미로운 투수이고, 페냐는 시작이 미약했지만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는 점만 말하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