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야구를 하면서 주장을 같이 해야 하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키스톤 콤비 파트너인) 김재호와 함께 있으면서 상대와 기 싸움을 잘해줬다."
오재원(37·두산 베어스)은 28일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2007년 두산에 입단해 16년 동안 두산에서만 뛴 그는 통산 1570경기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2015, 2016, 2019)을 함께 했다. 2015년과 2019년에는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타격에서 팀을 이끌진 않았지만, 주루와 수비가 모두 빼어났다. 견고한 내야 수비를 원했던 김태형 감독의 야구를 유격수 김재호와 함께 실현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28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오재원의 은퇴에 대해 "본인의 야구를 하면서 주장도 같이해야 했으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 재원이가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어 왔기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감독으로 왔을 때는 오재원이 벌써 주장으로 되어 있길래 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재원이가 주장을 하면서 내야에 나가 김재호와 함께 상대의 기 싸움을 이끌어줬다. 재원이 만의 기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날 상대 팀 사령탑으로 만났던 이강철 KT 감독 역시 오재원에 대한 추억이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2군 감독과 수석코치로 두산과 함께했다. 이 감독은 "오재원은 수비와 주루를 모두 잘했던 선수다. 코치로 있을 때 주장 역할을 아주 잘 해줘서 정말 편했다"고 기억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재원의 타격이 잘 안 풀린 날에는 코치들이 집에 가질 못했다. 오재원이 남아서 훈련했기 때문이다"라며 "'좀 들어가자'고 설득해도 '먼저 들어가세요'라 말하고 계속 훈련하더라. 코치들도 '네가 가야 우리도 간다' 하면서 같이 남았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그는 "우리(야구인들)는 야구가 밥벌이인데 은퇴한다고 하니 이를 축하해야 할지 주저된다. 참 고생을 많이 한 선수로 기억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