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이 내달 1일부터 시즌 종착역을 향한 마지막 5경기에 돌입한다. K리그는 정규라운드 33경기를 마친 후 파이널A(1~6위)와 파이널B(7~12위)로 나눈 후 그룹별로 각 팀이 한 번씩 맞붙는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진행한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리그 우승과 K리그에서 최대 4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파이널A에 진출한 상위 6개 팀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본다. 그런데 첫 경기부터 맞붙는 상대가 쉽지 않다. 전력 차가 비교적 적은 상위권 구단 간의 대결이라 긴장의 끈을 한순간도 놓을 수 없다. 리그 선두 울산 현대는 4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붙고, 2위 전북 현대는 3위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한다. 5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6위 강원FC와 맞대결을 갖는다.
천적끼리의 만남이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울산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인천과의 3경기를 모두 비겼다. 울산은 전북과 승점 차를 벌려야 할 시기마다 인천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우승하기 위해선 모든 팀을 다 잡아야 한다. 5전 전승이 목표”라면서 “인천과 올 시즌 세 번 만나 무승부만 기록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가 다른 경기보다 중요하다. 우승하려면 첫 경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울산 주장 이청용도 “인천이 굉장히 까다로운 축구를 한다. 경기장 상태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며 경계했다.
튼튼한 조직력이 강점인 인천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예정이다. ACL 진출을 노리는 조성환 인천 감독은 “울산의 전력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누구를 선발로 내세우기 힘들 정도로 모두 잘해주고 있다”며 “울산과 3경기에서 모두 비겼지만, (자칫) 대량 실점할 뻔했다. 그동안 수비가 잘돼서 비겼다. 선제 실점을 하지 않으며 울산의 조급함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을 맹렬한 기세로 쫓고 있는 ‘역전 우승 전문’ 전북은 포항을 상대로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맞대결인 지난달 29일 23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전반에만 2점을 내준 후 후반에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포항을 꺾고 울산을 끌어내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경기력도, 공격력도 모두 좋아지고 있다. 역전 우승을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리그 3위 포항도 ACL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포항은 당초 최하위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전북과 첫 경기에서 이겨야 ACL도 바라볼 수 있고,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간다. 첫 경기에서 잘못되면 모든 게 엉킬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힌 제주는 ACL 진출로 노선을 선회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 상대인 강원을 상대로는 1무 2패로 열세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지만, 첫 경기를 무조건 잡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최용수 강원 감독도 “첫 경기가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