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물가 인상에 이어 10월부터는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도 동시에 오른다. 고물가에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약 5%, 도시가스 요금은 약 16% 각각 인상된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차등 인상해 철강·자동차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생산비용이 늘어나는 등 기업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30일 이미 적용이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분(1kWh당 4.9원)에 전력량요금 추가 인상분(1kWh당 2.5원)을 더해 전기요금 인상폭을 1kWh당 7.4원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월 평균 전력 사용량이 307kWh인 4인 가구의 전기요금은 다음달부터 2270원 오르게 된다. 4인 가구 평균 전기요금은 9월 기준 4만4140원에서 4만6410원으로 5.1% 인상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10월부터 메가줄(MJ) 당 2.7원 인상된다. 서울시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3만3980원에서 3만9380원으로 월 5400원씩 오를 전망이다. 가스요금 인상폭은 평균 15.9%에 달한다.
전기와 도시가스를 둘 다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공공요금 부담이 7670원씩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처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되면서 지난달 5%대까지 내려왔던 물가상승률이 다음달부터 다시 6%대로 치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전년동월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0.1%P, 가스요금 인상이 0.2%P 물가 상승률을 밀어 올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다음달부터 kWh당 최대 11.7원까지 인상하기로 하면서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가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잡아둔 기준연료비 잔여인상분까지 더하면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폭은 kWh당 11.9~16.6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전은 "연료비 폭등으로 인한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가격이 폭등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도 올들어 급등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SMP는 지난 16일 사상 최고치인 255.4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