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올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홈런 1위(138개·이하 10일 기준)의 타선도 분전했지만, 마운드의 힘이 컸다. 팀 평균자책점이 3.90(4위)에 선발 평균자책점 2위(3.44), 피안타율(0.245)과 피OPS(출루율+장타율·0.661)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SSG가 높은 마운드를 구축한 데에는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 등 주축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수비진의 도움도 컸다. SSG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4.22(스탯티즈 기준)였다. 팀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0.32 낮았다. FIP에서 평균자책점을 뺀 값이 LG(0.49) 다음으로 컸다.
두 팀과 반대로 롯데처럼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훨씬 높은 팀(0.86 차)도 있었다.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투수의 기량에 수비 도움이 더해지면서 실점을 억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지훈과 김강민이 버티는 외야진은 이미 지난해에도 상위권이었다. 반대로 내야는 변수가 많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로 꼽히는 3루수 최정은 여전했다. WAA(수비기여도) 0.510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3루수 중 2위를 기록했다. 타구 처리 비율(92.05%) 1위, 병살처리 비율(42.9%) 2위로 여전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다른 내야수들은 변수가 많았다. 유격수 박성한은 시즌 막판 흔들리며 지난해(23개)보다 많은 실책 24개를 기록했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은 1·2루를 오갔고, 포수 출신 루키 1루수 전의산은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미숙했다.
하지만 SSG의 인플레이타구 처리율(DER)은 지난해 0.687(5위)에서 올해 0.699(2위)로 올랐다. 특히 내야 병살 처리 비율이 지난해 44.1%(6위)에서 50.9%(2위)로 상승했다. 부족한 수비 안정감을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시프트로 보완한 덕분이다. 한승진 SSG 데이터파트장은 “상대 팀 특정 타자에 한해서 데이터를 활용한 시프트를 통해 집중적으로 마크하기 위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단순히 시프트를 하는 것보다는 투수별 타자와의 상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지환 내야 수비코치, 조동화 외야 수비 코치의 도움도 컸다. 한 파트장은 “수비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코치진이 많이 도와줬다. 선발 투수 미팅 시 항상 수비 코치진이 참여했다. 투구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거기에 맞게 현장에서 수비 위치를 빠르게 변화를 준 부분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손지환 수비 코치도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대 타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데이터파트에서 보완해준다"며 "방향성을 선수들에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선수들도 받아들이기 쉽고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