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시즌 프로농구가 오는 15일 개막해 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들의 활약이다. 프로농구의 비시즌인 ‘에어컨 리그’에서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친 구단들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팀의 전력을 상승시킬 선수들에게 FA 대박을 안기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1라운드부터 FA 대어들의 활약이 이목을 끄는 이유다.
전주 KCC로 함께 이적한 허웅(29)과 이승현(30)이 집중을 많이 받는다. 둘은 나란히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총액 7억 5000만원에 팀을 KCC로 옮겼다. 3시즌 연속 인기상을 받은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이자 슈터로 떠오른 허웅은 지난 시즌 54경기에 나와 평균 16.7점을 기록해 베스트5에 선정됐다. 빅맨 겸 포워드 이승현도 지난해 평균 13.5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두 슈퍼스타의 영입에 KCC는 올 시즌에는 상위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KCC는 21승 33패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농구 명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절치부심한 KCC는 허웅과 이승현, NBA(미국프로농구) 출신 론데 홀리스제퍼슨을 품에 안았다. 2015년 브루클린 네츠에서 데뷔한 홀리스제퍼슨은 6시즌 동안 305경기(평균 22분 2초)에 출전했다.
걸출한 선수들을 영입했으나, KCC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KCC는 통영에서 열린 KBL 컵대회에서 2전 2패를 기록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여러 곳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구단이 됐다”라면서도 “허웅과 이승현은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팀 잘 이끌고 갈 것이다. 작년에 못 보여드렸던 부분들을 잘 보답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7~18시즌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가드 두경민(31)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원주 DB로 한 시즌 만에 돌아왔다. 트레이드로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했다가 FA 자격을 얻은 후 ‘친정팀’인 DB와 계약 기간 4년, 첫해 보수총액 5억원에 손을 잡았다. 경희대 동문인 센터 김종규와 재회해 DB를 3시즌 만의 플레이오프(PO) 진출로 이끈다는 각오다.
두경민은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게 과제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던 그는 비시즌 동안 무릎 반월판 수술을 했다.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컵대회에서도 플레이 타임을 조정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두경민은 체력과 몸 관리가 관건이다. 두경민이 자신의 농구를 해서 기존 DB 선수들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바란다. 그래서 DB로 데려온 것”이라고 했다.
‘금강불괴’ 이정현(35)은 연세대 선배 은희석 신임 감독을 따라 KCC에서 서울 삼성으로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총액 7억원에 이적했다. 꾸준한 경기력과 골밑 슛이 강점인 공격형 가드인 이정현은 포인트 가드 김시래와 리그 최고의 투맨 게임을 보여줄 전망이다. 은희석 감독은 “어느 한쪽에 치우친 농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정현과 김시래를 활용한 투맨 게임에서 파생되는 여러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