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인환(28)은 2022년 프로야구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뒤 비로소 1군 무대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김인환은 화순고, 성균관대를 거쳐 2016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고교 시절, 대학 시절, 두 차례나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그에게 육성선수는 프로 무대를 밟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
육성선수 입단 후에도 고난은 이어졌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상위 지명 유망주들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졌다. 김인환은 묵묵히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았다. 결국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김인환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동고동락했던 윤승열 전력분석원은 "(김)인환이는 퓨처스에서부터 다른 것 안 하고 묵묵히 운동만 했던 선수다. 지금 1군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다를 게 없다"며 "퓨처스에서도 그렇고 준비된 상태에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는 스타일이다.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꿋꿋이 잘 버텨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친구인 김인환에 대해 설명했다.
1군에서 뛸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경쟁력을 증명한 그는 2018년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4경기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1군에는 김태균, 이성열 등 쟁쟁한 선배들이 포지션(1루수)을 지키고 있었다. 김인환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상무에 지원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1차에서 합격했지만 2차에서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결국 현역으로 입대, 포천의 5포병여단에서 측지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김인환은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뒤 많이 힘들었고, 상무에 탈락했을 때는 허무함이 있었다. '나는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군대 갔다 와서 또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하며 계속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다"며 "힘든 경험들을 이겨내면서 멘탈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제대 후 김인환은 2021년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되찾은 뒤 2022년 5월부터 마침내 1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4번 타자를 맡았고, 팀 내 최다인 16홈런을 때려냈다. 세 자릿수 안타(104개)도 기록했다. 풀타임 1군 시즌을 처음 치른 선수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김인환은 "힘든 경험들을 이겨내면서 멘탈이 강해졌다. 예전엔 쫓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처음 1군 올라올 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갔다"며 "내가 계속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다른 육성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