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3 AFC 아시안컵 개최지를 선정했다. 1960년 이후 63년 만에 개최를 꿈꾼 한국이지만, 카타르가 개최지로 선정됐다. 카타르는 2011년 이후 12년 만에 AFC 아시안컵을 유치하게 됐다.
KFA는 “대회 유치를 위해 지난 몇 달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경쟁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63년 동안 아시아 축구 강국인 한국에서 개최되지 않았고, 순환 개최와 지역 균형 차원에서 봤을 때도 동아시아에서 개최하는 것이 합리적인 순서였다”고 했다.
이어 “뜻밖에도 카타르가 풍부한 재정과 인적, 물적 기반을 앞세우며 유치에 뛰어들면서 험난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동 국가들의 파격적 공세와 지원도 판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대한축구협회 입장문 전문.
오늘(17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에서 2023년 AFC 아시안컵을 카타르에서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유치를 위해 지난 몇 달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경쟁에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시안컵 유치 의사 표명 이후 열렬한 성원을 보내주시고 개최를 기대하셨던 축구인과 축구 팬,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울러 저희 대한축구협회의 유치 활동을 전폭 지지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그리고 개최 후보 도시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와 함께 송구스런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5월 중국이 2023년 아시안컵 개최권 포기를 발표한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섰습니다.
63년 동안 아시아 축구 강국인 한국에서 개최되지 않았고, 순환 개최와 지역 균형 차원에서 봤을 때도 동아시아에서 개최하는 것이 합리적인 순서였습니다.
경기장 시설과 교통, 숙박, 축구 열기, 문화와 관광 자원 등 여러 면에서 유치에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카타르가 풍부한 재정과 인적, 물적 기반을 앞세우며 유치에 뛰어들면서 험난한 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카타르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AFC에 자국 기업의 스폰서 추가 참여, 자국 방송사의 대규모 중계권 계약, 아시안컵 대회 운영비용 지원 등 막대한 재정 후원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이번 2022 월드컵을 위해 건립한 최신 스타디움을 아시안컵에 활용해 대회 인프라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으로 접근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개최지 결정권을 가진 AFC 집행위원 전원을 수시로 개별 접촉하면서 설득에 나섰고, 한국 개최의 명분과 당위성에 공감하는 많은 집행위원들의 동의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동 국가들의 파격적 공세와 지원도 판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2027년 아시안컵 유치 의사를 표명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축구발전이란 명분으로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중동지역이 결정될 경우, 중국 개최 철회로 인해 발생하는 AFC의 재정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 별도로 재정 지원을 AFC에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금번 개최지 선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유치 실패에 따른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국제경쟁력과 축구 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아쉬움을 딛고 이제는 다가오는 카타르 월드컵과 내년 여자 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한국 축구는 불굴의 투혼으로 극복하고 승리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더 노력하고, 더 혁신하며, 더 큰 기쁨을 주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