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46)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 앞에는 어려운 숙제들이 있다. 정규시즌 9위로 떨어진 팀 성적도 끌어올려야 하지만, 최근 수 년 간 야구계를 뒤흔든 학교폭력 문제도 이 감독 앞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초 두산의 주축 투수인 이영하가 선린인터넷고 시절 김대현(LG 트윈스·현 상무 복무 중)과 함께 재학 시절 특수 폭행 협박 강요 등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건을 올해 법적인 절차까지 밟게 됐고, 이영하는 지난 9월부터 법정 앞에 서 있다.
더불어 김유성의 지명 역시 논란이 됐다. 지난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가 그를 1차 지명으로 입단시키려 했으나 중학교 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NC는 결국 지명을 포기했고, 김유성은 고려대로 진학했다가 올해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두산은 2라운드에서 그를 뽑고 계약금 1억5000만원을 줬다.
이영하의 사건도, 김유성의 지명도 이승엽 감독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령탑이 된 이상 앞으로 두 사람에 대한 결정은 이 감독과 모두 직결된다. 그는 18일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에 대한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다. 구단으로부터 보고를 좀 들었다"며 "김유성 선수는 충분히 사과하려고 하고 있고, 화해를 하려 하고 있다고 들었다. 피해자 부모님께서 어떤 생각을 가지실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저라도 필요하면 함께 가서 사과를 드릴 생각이다. 김유성 선수가 진심으로 피해자께 사과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영하 선수에 대해서는 (법적인 결론이 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들이 빨리 합류해서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지만, 저희가 해야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선수들이 빨리 해결해야 되겠고, 빨리 해결해서 팀으로 복귀해줬으면 좋겠다. 그 전에 필요한 건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화해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