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가공할만한 화력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키움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을 9-2 대승으로 장식했다. 1차전 승리 후 2차전을 패했지만 3차전을 다시 가져가면서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20일 수원에서 열리는 4차전에 승리하면 2019년 이후 3년 만에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게 된다.
승리 일등공신은 5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푸이그였다. 푸이그는 이날 첫 타석부터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키움은 1회 초 2사 후 이정후와 김혜성의 연속 안타로 주자를 쌓았다. 1·2루 찬스에서 타석에서 들어선 푸이그는 KT 선발 고영표의 7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비거리 125m. 정규시즌 푸이그는 고영표 상대 타율이 0.778(9타수 7안타)에 이르렀다. 관심이 쏠린 포스트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키움은 3회 초 추가 득점했다. 선두타자 이용규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김혜성이 2루타를 때려냈다. KT 중견수 배정대가 공을 뒤로 빠트린 틈을 타 이용규가 득점했고 김혜성이 3루까지 진루했다. 4-0으로 앞선 1사 3루. KT는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고영표를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로 교체했다. '천적' 관계를 의식한 마운드 운영이었다. 하지만 불붙은 푸이그의 타격감은 꿈쩍하지 않았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데스파이네의 7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4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된 푸이그는 6회 초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정면 승부를 의식한 KT 불펜 김민이 연거푸 볼 4개를 던져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했다. 푸이그는 8회 초 다섯 번째 타석에서 임지열과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최종 성적은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득점 4타점.
푸이그는 전반기(70경기 타율 0.245)보다 더 안정적인 후반기(56경기 타율 0.316) 성적으로 키움의 중심 타선을 책임졌다. 출루율(0.367)과 장타율(0.474)을 합한 OPS가 0.841로 팀 내 이정후 다음으로 높았다. 8윌 이후 장타율이 0.573로 양의지(NC 다이노스·0.610) 이정후(0.600)에 이어 KBO리그 전체 3위. 같은 기간 홈런 11개를 쏘아 올려 이 부문 리그 공동 2위였다.
경기를 뛰면 뛸수록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푸이그의 활약에 따라 준PO 키움은 웃고 울었다. 푸이그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1차전에선 키움이 8-4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2차전은 0-2로 패했다. 3차전에선 다시 반등했다. 4타점을 홀로 책임지며 KT 마운드를 무너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