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과 KT 위즈 웨스 벤자민(29)의 손끝에서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의 향방이 결정된다.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 벼랑 끝에 몰린 키움이 KT를 9-6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 최종 5차전에서 PO 진출팀이 판가름 난다.
양 팀은 5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안우진과 벤자민을 낙점했다.
안우진은 2022시즌 KBO리그 최고 국내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2관왕을 차지했다. 15승 8패로 키움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끌었다. PS 무대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 투수 요건은 날아갔지만, 팀의 1차전 기선제압(8-4 승)을 이끈 투구였다. 이번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2승 1패(4경기) 평균자책점 5.11로 가장 좋지 않았지만, 시즌과는 전혀 달랐다. PS 통산 14경기에서 4승 2홀드 평균자책점 1.34로 가을 무대에서 굉장히 강하다.
벤자민은 KT의 복덩이다.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월 초 합류해 17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16, 이닝당 출루허용률 1.02로 좋다. 특히 정규시즌 키움을 상대로 4차례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78의 짠물 투구를 했다.
팀 공헌도가 높다. 지난 1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3-2로 앞선 8회 초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의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이어 지난 17일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둘 다 준PO 무대에서 나란히 무실점 호투하며 9탈삼진씩 기록했다.
변수는 있다.
안우진은 1차전에서 투구 수 88개를 기록한 상태에서 7회 수비 시작 때 교체됐다. 이유는 물집이 발생해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물집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7회도 등판하겠다는 본인 의지가 매우 강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나머지 경기가 있기 때문에 걱정됐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면 밀고 나갔을 텐데 남은 경기를 생각해 힘들지만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20일 준PO 4차전에 불펜 등판도 고려할 만큼 투구는 가능하나, 100% 몸 상태일지는 미지수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물집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하려면 일주일은 걸린다"고 말했다.
벤자민도 사정은 비슷하다. 준PO 2차전 등판 이후 나흘 휴식하고 또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13일 투구 수 15개, 17일 100개였다. 투구 수는 많진 않았지만, PS는 정규시즌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올해 정규시즌에선 나흘 휴식 후 딱 한 차례 등판했고 6이닝 2실점(8월 28일 NC 다이노스전, 4피안타 4사구 3개)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