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대폭 줄인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영업이익률 15%)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초 증권가는 2조1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98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줄었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낮아지며 판매량·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이 개선했지만, 원가 절감 폭보다 가격 하락 폭이 커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는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해당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DDR5, 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으며 내년에 양산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수익성을 지속해서 높여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1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은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일정 기간 이처럼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해 시장의 수급 밸런스를 정상화한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