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 시즌 1군 포수가 3명이었다. 개막 전에는 '주전 강민호(37)-백업 김태군(33)' 체제가 굳건했다. 그런데 김재성(26)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2인 체제에 균열을 일으켰다. 김재성은 지난해 11월 외야수 박해민(32·현 LG 트윈스)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선수로 영입돼 올 시즌 정규시즌 63경기에서 타율 0.335(161타수 54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으로선 포지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FA, 4년 재계약한 강민호의 입지를 고려하면 그의 백업으로 어떤 선수를 기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김태군은 견실한 수비, 김재성은 화끈한 공격이 강점.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느냐에 따라 선수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간계자는 "김태군과 김재성은 스타일이 조금은 다르다. 경험에선 김태군이 앞서고 김재성은 가능성이 매력적이다. 군필 포수로 젊은 나이가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포수 자원이 더 있다. 올 시즌 막판 유망주 이병헌(23)이 콜업돼 1군 경기를 뛰었다.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 중인 또 다른 유망주 김도환(22)은 내년 6월 팀에 복귀한다. 안방 자원이 풍부한 만큼 '교통정리론'에 힘이 실렸다. 실제 최근 프로야구 안팎에선 "삼성이 트레이드 카드로 포수를 내놨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수도권 한 구단과 트레이드 카드를 논의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레이드설에 불씨를 당긴 건 박진만 삼성 감독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26일 열린 취임식에서 외국인 선수 3명 재계약 의사를 밝힌 뒤 "다른 팀보다 포수 쪽에 뎁스(선수층)가 두텁다. FA (시장에) 포수가 많이 나오는 상황을 지켜보고 트레이드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 게 두 번째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수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선발 투수도 어느 정도 안정감이 있다. 하지만 불펜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만약 상황이 생기고 조건이 맞는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FA 시장에는 유독 포수가 많이 풀리 전망이다. 양의지(NC 다이노스)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이재원(SSG 랜더스)까지 주전급 포수만 5명이다. 성적이 급락한 이재원을 제외하더라도 역대급 포수 이동이 가능한 분위기다. FA 시장 상황에 따라 안방 보강에 실패한 구단은 눈을 트레이드로 돌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삼성의 포수 트레이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의 "상황을 지켜본다"는 말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