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케이시 켈리가 지난 24일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6회 초 투구를 마치고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벼랑 끝에 몰린 LG 트윈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LG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 선발 투수로 케이시 켈리(33)를 투입한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에 처한 LG로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3차전(4-6 패) 결과와 관계없이 켈리의 4차전 선발 등판은 정해졌다. 류지현 감독은 27일 PO 3차전에 앞서 "내일 4차전에는 켈리를 선발 투수로 내보낸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기 전에, 시리즈가 4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무조건 켈리를 넣는다는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정석적인 운용 대신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만일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면 한국시리즈(KS)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1승 2패로 몰릴 경우 벼랑 끝 탈출을 고려한 계산이다. 류지현 감독은 "(시리즈가 만일 5차전까지 가더라도) 4차전이 더 중요하다. (켈리를 내보내) 승리 확률을 높이는 게 낫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승 투수인 켈리는 LG가 믿고 보는 에이스다. 올 시즌 27경기에서 16승 4패를 기록해 개인 첫 타이틀인 다승왕을 차지했다. 평균자책점도 2.54(5위)로 좋았다.
가을 야구에서는 훨씬 든든하다. 켈리는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01(31과 3분의 1이닝 7자책)의 강세를 이어갔다.
2019년과 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와 키움전에 각각 선발 등판해, LG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을 이끌었다. 팀을 벼랑 끝에서 건진 경험도 많다. 2019년 키움과의 준PO 3차전에서는 6이닝 2실점 호투, 2패 뒤 1승을 이끌었다. 3전 2승제로 치러진 지난해 준PO에서 1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는데, 켈리는 두산과의 2차전에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건졌다. 이번 PO 1차전에서는 타일러 애플러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 LG의 기선제압을 이끌었다.
켈리는 다시 한번 벼랑 끝에 선 LG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
LG는 2019년부터 올 시즌 PO 2차전까지 13경기에서 케이시 켈리가 등판한 5경기는 모두 이겼다. 반면 나머지 8경기는 졌다. 켈리를 제외한 외국인 투수와 토종 선발 투수가 부진해서다.
문제는 컨디션 회복 여부다. 켈리는 지난 24일 PO 1차전서 95개의 공을 던졌다. 사흘 휴식 후 등판. 이는 벤치와 선수의 공감대 속에서 이뤄졌다. 류지현 감독은 "켈리가 '팀을 위해서라면 사흘 휴식 후 등판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