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3루 푸이그가 1타점 적시타를 쳐내고 1루에 출루해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겨울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32) 영입에 공을 들였다. 고형욱 단장과 허승필 운영팀장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푸이그를 직접 체크했다. 영입을 장담할 수 없었다. 지방 A 구단과 협상이 꽤 진척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은 푸이그의 마음을 돌렸다.
푸이그는 28일 한국시리즈(KS) 진출을 확정한 뒤 계약 당시 상황에 대한 힌트를 줬다, 푸이그는 "키움과 사인하기 전부터 단장님과 운영팀장님이 '항상 키움 히어로즈는 우승을 원하는 팀이다. 네가 그 우승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셨다. 항상 명심하고 있었다"며 "내가 팀에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지난해 12월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신규 외국인 선수가 받을 수 있는 100만 달러(14억원)를 꽉 채웠다.
우려도 있었다. 야생마(Wild Horse)'라고 부를 정도로 통제 불능 캐릭터가 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단절된 가장 큰 이유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성향 때문이었다. 하지만 푸이그는 히어로즈에 녹아들었다.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푸이그의 전반기 타율은 70경기 0.245(261타수 64안타). 그런데 후반기 56경기 타율이 0.316(212타수 67안타)까지 향상했다. 장타율(0.410→0.552)과 출루율(0.331→0.410)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좋아졌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2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 푸이그가 3회 중월 1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관심이 쏠린 포스트시즌에선 한층 더 위협적이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시리즈 타율 0.462(13타수 6안타) 장타율 0.923로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3번 이정후와 4번 김혜성의 뒤를 받치는 5번 타자로 클린업 트리오의 '키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푸이그는 계약 당시 들었던 '우승을 원하는 팀' 키움을 KS 무대로 올려놨다. 그렇다고 호들갑 떨지 않는다. "아직 축배를 든 게 아니기 때문에 진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그의 말이다.
푸이그에게도 우승은 간절한 목표다. 푸이그는 LA 다저스에서 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WS) 우승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WS에 올라 휴스턴 애스트로스(3승 4패)와 보스턴 레드삭스(1승 4패)에서 패했다.
푸이그는 "팀(키움)에 첫 트로피를 올리는 게 당연한 각오"라며 "내 커리어 첫 우승을 해보는 게 소원이다. (다저스에선) 6년 연속 플레이오프, 2년 연속 WS도 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항상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미국도 아니고 쿠바도 아닌 제3국에서 야구하고 있는데 꼭 우승을 쟁취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