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명가' LG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 전장(자동차 전자 장치) 사업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2년 3분기 영업이익이 7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 GM 전기차 배터리 리콜 비용을 반영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인 8000억원 중반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21조17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늘었다. 분기 최대다.
이 중 VS(전장)사업본부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2조345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공급망을 관리해 2분기 연속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961억원을 기록했다. 인포테인먼트·전기차 파워트레인·차량용 조명 시스템 등 모든 사업 영역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회사의 주력인 H&A(가전)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7조4730억원, 영업이익은 2283억원이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중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국내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며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을 중심으로 신가전과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이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물류비 부담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HE(TV)사업본부는 전 세계적인 소비 위축 현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매출 3조7121억원, 영업손실 55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적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전장 사업에 올인했다.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자율주행·전기차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에 이어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이런 사업 확대 전략으로 LG전자 전장 사업은 9년 만에 흑자 전환 결실을 봤다.
LG전자 측은 올해 4분기 전장 사업 전망에 대해 "반도체 공급 이슈 완화 및 완성차 업체의 생산 정상화 기조는 지속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수가 상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