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티빙이 KT의 시즌을 품고 국내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31일 OTT 서비스와 콘텐츠 공급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티빙과 시즌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구독료 인상과 경쟁 OTT의 콘텐츠 공급 제한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우리나라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점유율 38.2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웨이브가 14.37%로 3위 티빙(13.07%)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쿠팡플레이(11.80%)·디즈니 플러스(5.61%)·시즌(4.98%)의 순이다.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의 점유율 합계는 약 18% 수준에 불과해 양사가 합병해도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OTT 구독료 10% 인상 시 49%에 달하는 구독자들이 해지할 것이라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 결과도 인용해 구독료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봤다.
양지을 티빙 대표 역시 지난 6월 일었던 기자간담회에서 구독료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CJ 계열사들이 합병 OTT에만 콘텐츠를 제공할 우려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CJ 계열사들이 경쟁 OTT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면 매출의 3분의 2를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합병 OTT가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기존 점유율 상위 사업자들과 보다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는바, 그에 따른 OTT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숫자로 웨이브를 따돌린 티빙은 KT,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전용 모바일 요금제와 구독 상품을 출시해 가입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트랜스포머' 등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와 연합전선을 구축해 콘텐츠 라인업도 확 키웠다.
티빙은 합병을 계기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유료 가입자 증가에 크게 기여한 '술꾼도시여자들' 두 번째 시즌도 오는 12월 공개할 예정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