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단은 "투수 김상수(34·전 SSG 랜더스) 윤명준(33·전 두산 베어스) 포수 이정훈(28·전 KIA 타이거즈)을 영입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10월 중순에는 한화 이글스 투수 신정락(35)과 LG 트윈스 외야수 이정우(21)를 데려왔다. 최근 보름 동안 타 구단에서 쫓겨난 선수 5명을 영입한 것.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총 13명을 방출한 롯데는 신인과 방출생으로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지난겨울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내야수 박승욱(전 KT 위즈)과 투수 이동원(전 두산)을 영입했다. 최근 1년 사이 방출생 총 7명에게 롯데 유니폼을 입혔다.
프로 팀이 짧은 기간 이처럼 많은 방출생을 끌어안은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노경은(SSG) 신본기·김준태(이상 KT) 등 롯데가 트레이드나 방출 등을 통해 내보낸 선수가 타 구단에서 펄펄 나는 경우는 많았기에 롯데의 이번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끈다.
방향성의 변화다. 지금까지 선수 육성에 좀 더 집중했지만, 내년 시즌부터는 당장 성적을 내야 한다. 롯데지주가 19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후방 지원에 나선 만큼 구단은 성적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단기간에 방출 선수를 많이 영입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타구단에서 방출된 선수가 당장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그런데도 영입 비용이 크지 않고, 위험 부담이 적어 두 팔 벌려 끌어안고 있다.
박승욱은 올 시즌 이학주와 경쟁하며 100경기(타율 0.227)에 출전했다. 지난해 연말 방출 후 새 둥지를 찾은 노경은과 김진성(LG) 김준완(키움 히어로즈) 등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얇은 선수층을 경험했다. 코로나19와 부상으로 주축 선수가 빠지자 그 공백을 잘 메우지 못해 팀 성적이 떨어졌다. 방출생 영입은 뎁스 강화를 위한 목적도 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하위권 성적으로 유망주를 많이 선발했다. 기량만 놓고 보면 1차 지명 후보로 전혀 손색없는 나승엽(내야수)과 김진욱(투수) 진승현(투수) 등을 뽑았다. 하지만 이들이 1군에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구단 관계자는 "경험 많은 베테랑이 활약하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 것"이라고 귀띔했다.
프로 17년 차 김상수는 2019년 홀드왕(40개) 출신이다. 롯데는 "김상수가 베테랑 투수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등 팀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브가 무기인 윤명준은 통산 63홀드를 거둔 우완 불펜 자원이다. 포수 전력이 약한 롯데는 중장거리 타자 이정훈(퓨처스리그 장타율 0.476)을 통해 안방과 대타 자원 강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