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2일 오후 인천 SS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상대 집중 견제를 뚫어낸다. '타격 기계'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배트는 가을에도 뜨겁다.
이정후의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PS) 타율은 6일 기준 0.3622(127타수 46안타)다. 100타석 소화 기준 PS 역대 타격 1위. 팀 동료 송성문(0.3619)과 '타격 달인' 장효조(0.359)에 모두 앞선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통산 타율이 0.342로 3000타석 기준 역대 1위(2위 장효조·0.331)다. 정규시즌에 이어 PS 타율마저 1위 자리를 차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격 능력을 자랑한다. 모든 지표에서 타격의 교과서로 불린 대선배 장효조를 넘어섰다는 게 이채롭다.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는 이정후에 대해 "단언컨대 KBO리그 최고의 선수"라며 "선구안도 엄청나고 모든 구종에 대처할 수 있다. 내 커리어에서 본 선수 중 넘버원이라고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극찬한다. 푸이그는 MLB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이상 LA 다저스)를 비롯해 MLB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뛴 푸이그가 '넘버원'이라고 평가한 게 한동안 화제였다.
PS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은 매우 크다. 간판타자라면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가 불 보듯 뻔하다. 정규시즌 통산 타율이 0.316인 김현수(LG 트윈스)의 PS 통산 타율은 0.265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까지 박병호(KT 위즈)의 PS 통산 타율도 0.235로 낮았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PS 특성상 승부처마다 '가장 강한' 투수가 나온다는 것도 타자의 성적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정후는 흔들림이 없다. 이정후의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타율은 0.368(19타수 7안타). 플레이오프(PO)에선 시리즈 타율이 정확히 5할(16타수 8안타)이었다. 개인 통산 PS 타율을 0.389까지 끌어올려 전인미답의 'PS 통산 4할 타율'에 도전했다.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 첫 4경기 부침을 보여 수치가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역대급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2일 오후 인천 SS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있다. 인천=서병수 기자 *기록은 6일 기준,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홍원기 키움 감독은 KS 4차전을 앞두고 이정후에 대해 "(상대 견제가) 1년 내내 심했다.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PS에서는) 더 심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1-1로 맞선 3회 무사 2루에서 우전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경기가 6-3으로 끝나 이정후의 안타는 시리즈를 2승 2패로 만든 천금 같은 결승타로 연결됐다. 타격감이 조금 떨어져도 매 경기 안타가 기대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자타공인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다. A 구단 단장은 "이정후의 약점이라면 그나마 왼손 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 정도다. 약점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구종과 코스에 따라) 밀어서도 치고, 당겨서도 친다. 직구나 변화구 모두 잘 공략한다"고 말했다. B 구단 전력 분석원은 "(PS에서) 이정후 공략법은 그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하는 거다. 주자를 내보낸 상태에서 만나면 안 된다. PS에서 유일한 약점은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발생한) 체력 저하밖에 없다"고 했다.
프로 6년 차인 이정후는 가을야구 경험이 많다. 올해가 벌써 다섯 번째 PS. 지난해 도쿄 올림픽을 비롯해 국제대회 경험까지 풍부하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 "이정후는 PS에서도 정규시즌처럼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한다. 그러다 보니 기복이 없고 집중력도 좋다“며 "큰 대회 경험이 많은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